[양념경제학] ‘골프 본고장’ 스코틀랜드도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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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신음하고 있다. 기업들이 접대비를 줄이면서 골프 수요가 급감하는 바람에 직원을 줄이거나 아예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골프클럽은 가격파괴 상품까지 내놓으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고민은 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컨설팅업체 KPMG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인구 1만4000명당 한 곳의 골프코스가 있을 정도로 골프장이 많은 터라 타격이 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14년 미국과 유럽의 톱 골퍼들이 맞붙는 라이더컵 개최지인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 골프클럽은 최근 700명의 종업원에게 자발적인 고용계약 해지와 무급 휴가, 근로시간 단축 등을 종용하는 편지를 보냈다.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1999년 빅토리아와 결혼식을 올린 더블린의 러트렐스타운 캐슬 리조트는 올해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더블린 남쪽에 있는 하버포인트 골프클럽도 5월에 폐장한다. 아일랜드 서쪽에 있는 드로모랜드 캐슬 골프클럽은 그린피를 반값으로 낮췄다. 주중 골프 라운드와 스테이크 만찬을 포함한 패키지는 60유로(약 11만원)다.

러트렐스타운 골프클럽의 콜 하논 사장은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처분하는 품목이 골프회원권”이라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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