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초청강연 앞둔 4당 후보 "사실상 첫 합동유세" 촉각 곤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야 대통령후보들이 22일 있을 중앙일보 주최 대통령후보 초청강연에 신경쓰고 있다.

TV토론은 10여차례 가까이 있었지만 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설솜씨를 겨루는 기회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강연은 대선을 90일도 채 못남긴 상태에서 최초의 '비공인 합동연설회' 라는 성격이 특징이다.

여야간 정치개혁협상이 타결돼야 알 일이지만 대통령후보들의 합동연설회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후보 진영의 관심이 더욱 각별하다.

후보 진영들은 이번 강연회를 지금처럼 차기 대통령의 향방이 모호했던 80년 '서울의 봄' 때 모언론사 주최의 리셉션과 비슷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엔 연설 솜씨까지 측정할 터이니 더욱 어렵다" 는 반응이다.

상대 후보가 '괜찮은' 뉴스거리를 내놓을 경우 뒤처져 보일 수 있다는 걱정도 상당하다.

여론조사에서 상위를 달리는 후보나 중위권에 처져 있는 후보나 매한가지다.

후보 진영들은 그래서 TV중계등을 감안, 상대 진영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연 주제가 '21세기 국가경영 과제와 방향' 이란 점도 준비하는 참모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실 정치 현안에 대해 자기 주장을 펴면서도 미래 지향적이고 후보 개인의 특장 (特長) 이 있는 연설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회창 (李會昌) 후보는 이번에도 대통합의 정치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국민 대통합과 새로운 정치를 위해 여당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高興吉특보) . 특히 남북관계에 대해선 그간 토론에서 못다한 소상한 설명을 곁들이며 정책역량을 입증할 계획이다.

김대중 (金大中) 후보는 국민화합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연설문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동북아 정세와 한국의 지정학적 현실이 차기 대통령 임기중 국제관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강조할 생각이다 (朴智元특보) . 김종필 (金鍾泌) 후보는 내각제만이 파국에 처한 정치.경제의 해결방안임을 역설할 예정이나 특정 정파에 대한 호불호 (好不好) 표명이 주목된다.

신한국당의 접근에 한가닥 활로를 열어두는 한편 국민회의와의 단일화 협상에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순 (趙淳) 후보가 가장 준비에 열심이다.

20일 오후에도 참모그룹을 서울봉천동 자택으로 불러 대책을 숙의했다.

취약한 안보 분야에 대해 역설할 예정이다.

4자회담의 교착상태등에 나름대로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이산가족 면담등도 주 역점사항으로 알려졌다.

김현종.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