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아동강좌 늘리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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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어머니 주머니를 노릴려면 아이들의 관심부터 끌어라. ' 서울 주요 백화점들이 영어.노래.바둑.태권도.과학놀이등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자녀들에 대한 주부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매출액 신장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물론 어린이 돌보는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시들해지고 있는 문화센터 주부 강좌의 인기도 되살리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문을 연 현대백화점 천호점 문화센터는 9~11월 가을학기 전체 5백50개 강좌중 2백10개가 취학전 어린이를 위한 강좌로 채워졌다.

영어.바둑.태권도 교실등 시중에서 흔한 강좌도 있지만 '어린이뮤지컬영어교실' 등으로 내용을 차별화하는가 하면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하는 칼비테교육' (카드를 이용한 사고력 향상 프로그램) , 매직풍선 창의력교실등 이색적인 내용과 석.박사급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한게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 천호점 역시 유아바둑.찰흙조형.그림.서예.병아리태권교실등 60여가지 아동강좌를 마련했고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도 40개 강좌중 7개가 발레.바이얼린.리듬체조.심리미술등 유.아동용 강좌로 꾸몄다.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어린이 기자입문.영어놀이.과학첫걸음.종이공작.엄마와 함께 하는 창의력 개발.동요 등 22개 강좌를 개설, 전 강좌가 1백%정원을 채우는 등 어린이.주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도 문화센터가 마련된 대다수 백화점 점포마다 전체 강좌의 10~40%를 유.아동강좌가 차지, 대여섯가지 정도에 그쳤던 지난해와는 판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한 주부는 "사설 학원보다 나은 프로그램도 있으며, 같은 시간대를 이용해 주부 강좌에 참가할 수 있고 또 쇼핑까지 겸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강좌는 대부분 일주일에 1회정도에 불과해 집중적인 교육효과보다는 수강생수 늘이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3개월간 수강료도 5만5천~8만원으로 1개월에 6만~12만원씩인 시중 학원과 비교할 때 파격적으로 싸다는 백화점측의 주장과 달리 시간당 가격으로는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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