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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칠성대 정상에 오르면 동해가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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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칠성대 (강원도강릉시구정면어달리.9백53m) 는 가을 문턱에 들어서 있다.

안개에 쌓인 정상 주변 7개 바위는 한폭의 산수화로 다가선다.

칠성대는 지난해 전국민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산. 한 택시기사의 신고로 강릉잠수함침투사건이 알려졌고 도주한 무장공비의 은신처로 사용됐던 곳이다.

49일간의 작전끝에 민간인 3명, 아군 10명, 무장공비 24명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던 강릉잠수함침투사건은 18일로 꼭 1년이 된다.

어달리의 주봉으로 왕산면목계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칠성대는 '산' 이 아니라 '대 (臺)' 다 (지도에도 칠성대로 표기돼 있다) . '대' 는 사방이 탁트여 전망이 뛰어난 곳을 가리키며 백운대 (북한산).입석대 (무등산).문장대 (속리산) 등이 이에 속한다.

산꼭대기에 바위 7개가 놓여있는 모습이 북두칠성과 같다고 하여 이름붙여진 칠성대는 신라 선덕여왕 3년 (704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법왕사를 품에 안고 있다.

칠성대를 오르려면 어달리예비군훈련장을 거쳐 법왕사 (0391 - 647 - 9450) 까지 들어가야 한다.

법왕사까지는 승용차진입이 가능하다.

법왕사앞 계곡을 건너면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지난해 수색작전으로 인해 정상까지 길은 잘 뚫려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50여분남짓 오르면 오른편으로 시야가 확 트인다.

칠성대의 7개 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20여분을 더 오르면 910봉에 닿고 이곳부터 칠성대 정상까지는 20여분 거리. 능선 곳곳에는 지난해 파놓은 참호가 아직도 남아있어 당시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아군 매복조가 먹다 버린 전투식량 봉지가 수거되지 않은 채 널려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능선은 칠성대계곡을 중심으로 '말굽' 형태로 이어진다.

정상을 지나면 주인없는 무덤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2~3분을 내려가면 왼편으로 등산로가 뚜렷하게 이어지며 오른편으로 희미한 하산길이 보이는 지점에 닿는다.

왼편 등산로는 법왕사 뒤편으로 연결되고 오른편의 가파른 길을 20여분 내려가면 칠성대 계곡에 닿는다.

총 산행시간은 4시간남짓. 칠성대 주변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다.

그중 모래시계의 정동진역이 유명하며 찾아가는 길에 낙가사의 등명약수로 목을 축여도 좋다.

칠성대산행은 차를 타고 가도 좋지만 가을행 기차를 이용하면 정동진역 관광도 즐길 수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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