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인건비 부담크다…금융연구원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국내은행들의 인건비 부담이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지난 88년까지 미국 은행에 비해 총자산대비 인건비 비율이 낮았으나 89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져 미국 은행의 인건비 비율을 앞질렀다.

88년 한국 은행들의 인건비 비율은 1.45%로 미국 은행들의 1.55%에 비해 0.1%포인트 낮았으나 95년에는 한국 2.04%, 미국 1.57%로 한국이 0.47%포인트나 높아졌다.

국내 은행의 자산대비 인건비 비중이 2.04%라는 것은 것은 자산 1조원당 인건비부담이 2백4억원에 이른다는 뜻으로, 미국 은행들에 비해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지동현 (池東炫) 박사는 "미국 은행들의 인건비 비율은 7년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국내 은행들이 그동안 인건비 통제에 실패했음을 나타내는 것" 이라고 풀이했다.

池박사는 또 인건비 부담이 급증한 것은 급식비.보건의료비.복리비.피복비.당직비.체육교양비등 각종 준 (準) 인건비가 너무 많이 생겼기 때문이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같은 지적은 그동안 명예퇴직이나 신입행원 채용규모 축소등을 통해 인원수 줄이기에 치중해온 국내 은행들의 인건비 관리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인원 몇명 줄이고 준 (準) 인건비는 잔뜩 늘려주는 방식으론 수익성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은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국내 은행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원 감축.급여수준 감축등 과격한 조치와 인건비 구조 개선등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은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장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