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주군 한림항 턱없이 비싼 요금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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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해운회사를 운영하는 金모 (40) 씨는 북제주군 한림항을 쳐다보기만 해도 분통이 터진다.

국내를 운항하는 선박이 이용하는 연안항인 이 항구를 이용, 5년째 화물을 운반해온 그는 턱없이 비싼 화물료를 자신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된 것. 지난달 그가 20차례 운송한 시멘트만도 2만9천t. 화물료로 그가 한림항 관리권자인 북제주군에 낸 돈은 1천여만원이 넘는다.

도내 무역항인 제주.서귀포항을 이용했으면 1백47만9천원정도만 내도 될것을 턱없이 비싼 요금을 물어온 것이다.

요금이 비싼 이유에 대한 관리관청의 답변은 '적자운영상태여서 어쩔 수 없다' 는 것이 고작이었다.

제주도내 연안항마다 사용료가 제 각각 책정돼 있다.

도내 연안항은 북제주군 한림.애월항, 남제주군 성산.화순항등 모두 4곳. 이들 항구는 관리관청에 따라 서로 다른 요금을 받는 실정이다.

특히 북제주군이 관리하는 한림.애월항은 지난 95년 요금현실화등을 이유로 접안료.화물료등을 대폭 인상, 화물료의 경우 남제주군이 관리하는 성산.화순항이나 대형해운업체가 주로 이용하는 무역항인 제주.서귀포항 (제주해양수산청 관리) 보다 4~7배나 더 비싸게 받고 있다.

북제주군 관내 연안항을 이용해야 하는 해운사등 관련업계는 "경기침체등의 영향으로 도산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영세해운업체의 현실을 무시, 북제주군이 항만이용료.화물료를 비싸게 징수, 자치단체의 이윤추구에만 급급하다" 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북제주군 관계자는 "매년 항만관리비로 8천여만원이 투자되고 있지만 항만사용료로 걷는 돈은 5천여만원으로 적자운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항만이용료 현실화는 불가피하다" 는 입장이다.

제주 =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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