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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절친한 제나코스키 미국 연방통신위원장 지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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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방송·통신 정책을 책임질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줄리어스 제나코스키(46·사진) 전 FCC 위원장 수석고문이 지명됐다. 제나코스키는 오바마의 절친한 친구다. 오바마가 하버드 법대 학회지인 ‘하버드 로 리뷰’ 편집장을 했을 때 제너코스키는 편집진의 일원이었다. 둘은 당시 학회지를 함께 만들고, 농구도 즐겼다. 졸업 후에도 친분을 유지했으며, 상대방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제나코스키는 지난해 대선 때 오바마 캠프에서 하이테크 분야를 책임졌다. 미국의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층을 인터넷을 통해 조직화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도 제나코스키다.

오바마는 3일 그를 FCC 위원장에 지명하며 “(방송·통신 정책 분야에서) 제나코스키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나코스키는 지난 20년 동안 통신 기술과 관련된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다양하고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제나코스키는 변호사지만 미디어와 통신 분야에 해박하다. 연방대법관 서기로 일한 적이 있는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엔 FCC 위원장 수석고문으로 활동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통신, 그리고 디지털 기술 분야 지식을 쌓았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 회사를 상대로 투자와 컨설팅을 하는 ‘런치박스 디지털’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대형 인터넷 회사인 IAC 그룹에선 고위 간부로 일한 적도 있다.

그런 경력이 있기에 공화당도 큰 반대를 하지 않고 있다. FCC의 공화당 측 위원인 로버트 맥도웰은 “행정부와 민간 부문을 거친 제나코스키의 경험은 FCC에 좋은 관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제나코스키가 상원 인준을 받는 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의 방송·통신 정책 골격을 잡는 것이 그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특히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는 일은 6월 중순에 끝내야 할 정도로 시급하다. 초고속 인터넷을 시골 지역으로 확장하는 일도 FCC 업무의 우선순위에 들어 있다. 그러나 신문과 방송 겸영 문제에 대해선 어떤 정책이 나올지 미지수다.

제나코스키는 유대인이다. 동유럽에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리고 아이비리그(동부의 명문 8개 사립대학) 소속인 컬럼비아 대학을 거쳐 하버드 법대를 나왔다. 오바마와는 대학과 대학원 동문이다. 다큐멘터리 필름작가인 레이철 고슬린스가 부인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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