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6社 '선별구제' 제기… 채권단, (주)진로·쿠어스 긍정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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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진로그룹이 화의 (和議) 를 신청한 6개 계열사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살리자는 의견이 금융계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은 6개사를 일괄처리하자는 입장이라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도처리된 진로건설이 짓고 있던 아파트 공사가 일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10일 금융계및 진로그룹에 따르면 진로측의 화의 조건을 분석한 금융기관들은 ㈜진로와 진로쿠어스맥주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나머지 회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은을 제외한 은행들은 진로종합유통과 진로인더스트리즈는 화의 대상에 넣지 말고 당초 결정대로 처분하고 나머지 4개사만 살리자는 입장이다.

종금.리스사등은 ㈜진로와 진로쿠어스맥주등 2개사만 살리는게 어떠냐는 분위기인 반면 상은은 일괄 화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채권은행들은 10일 오전 상은 주재로 여신담당 임원회의를 가졌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한편 진로건설이 짓고 있던 광주 월곡아파트 (3백38가구) 와 원주 원홍아파트 (2백90가구) 등의 공사가 중단됐다.

진로측은 "당좌거래가 중지되자 하도급 업자들이 공사를 중단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공사가 끝난 부산 민락동아파트와 수원 정자동및 시흥 시화지구, 청주 가경동 아파트등은 정상적인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건설은 현재 전국 9개 지구에서 3천4백가구의 아파트 공사를 진행중이다.

한 진로 관계자는 "법원에서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당좌거래가 재개되므로 아파트공사가 재개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으나 빠른 시일내에 금융기관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진로종합유통의 아크리스백화점과 의정부 진로백화점은 부도유예협약이 오는 25일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 부도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하고 있으나 일부 입점업체들이 빠져나가 매장이 비어있는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진로측은 소주판매등으로 들어오는 현금 수입으로 당분간 소주.맥주 생산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한 진로 관계자는 "㈜진로는 흑자회사며, 진로쿠어스맥주는 합작선인 미국 쿠어스사에서 연말까지 제3의 투자자를 영입하겠다고 밝혀와 이들 두 기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유진권.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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