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중단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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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스라엘이 5일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잇따른 자살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조치로 팔레스타인과 체결한 평화협정들을 더 이상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이 평화과정을 말살하려 한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섬으로써 6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상이 완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또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상 재개를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순방길에 나서기 수일을 앞두고 양측간에 최악의 상황이 전개됨으로써 그의 평화 노력은 시작도 되기 전에 아무런 성과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드리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비상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들을 더 이상 준수하지 않을 것이며 요르단강 서안의 상당 부분을 내년 중반까지 팔레스타인측에 이양할 것이라는 종전의 약속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확대를 동결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당국과 협의 없이 자치지역내 회교무장세력을 추적, 분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예루살렘 폭탄테러 사건을 악용, 영토의 이양을 회피하고 그가 지지한 적이 없는 평화과정을 말살하려 기도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오는 9일부터 중동순방 길에 나설 예정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상 재개 입장이 크게 상충되고 있는데다 예루살렘 연쇄 폭탄 테러사건이 터져 그 성과에 회의적인 전망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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