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機 참사]캄보디아 의대 졸업식 눈물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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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5일 오전9시 (한국시간 오전11시) .국립 캄보디아의대의 97학년도 졸업식장에선 마땅히 있어야 할 축복과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숙연한 애도의 분위기만 가득했다.

졸업생 7백명과 1천명의 하객이 참석한 졸업식장은 사실상 이번 추락사고로 사망한 원광대 김봉석 (金奉奭) 의과대학 동창회장등 한국인 일행 6명을 애도하는 영결식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훈 센 제2총리 내외가 식장에 도착, 자리를 잡았지만 훈 센 총리 바로 뒤편 귀빈석에 마련됐던 이들의 자리는 끝내 주인을 잃은 채 빈 좌석으로 남아 있었다.

훈 센 총리는 우선 원광대 의료봉사단등 항공기사고 사망자들에 대한 묵념을 제창한 뒤 "캄보디아 보건복지를 위해 노력해온 원광대 의료단의 숭고한 정신이 길이 캄보디아인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을 것" 이라고 침통해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이름을 따 훈 센 빌딩으로 명명키로 했던 전문의 양성을 위한 3층짜리 신축 강의용 건물을 이날부터 '캄보디아.한국 우정관' 으로 명명한다고 선포했다.

캄보디아 총리로서 할 수 있는 최대의 경의를 표한 셈이다.

그러나 이날 무엇보다 항공기사고의 비애를 뼈저리게 일깨우며 식장을 숙연케 했던 행사는 공로훈장 전달식. 원래 이 공로훈장 전달식은 10만달러 상당의 의료 기자재를 지원하는 원광대 의료봉사단에 대한 훈 센 총리의 감사표시로 마련된 것이었다.

공로훈장을 대신 수상한 김용덕 한인회 부회장이나 훈장 수여에 나선 훈 센 총리는 착잡한 심경을 억누르기 어려운듯 잔뜩 굳은 모습이었다.

특히 金부회장은 오열을 참기 어려운듯 입술을 굳게 다문 모습이었다.

캄보디아 타임스의 사진기자 초르 소쿤테아가 "너무나 슬픈 졸업식" 이라고 하자 캄보디아 일간지 사마피옙의 취재기자인 입 루엔도 "이렇게 슬픈 졸업식 취재는 처음" 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퇴장하던 훈 센 총리는 한국 기자들로부터 한국 국민과 유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요청받자 "이 강의건물과 기자재등은 한국의 민간단체가 캄보디아를 도운 첫번째 마음입니다.

캄보디아는 원광대 의료봉사단의 뜻을 높이 기릴 것입니다.

한국측의 계속적인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라고 힘주어 말했다.

프놈펜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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