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농구공은 둥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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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규리그 마지막인 6라운드가 1일 시작됐다. 팀당 8~9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 모든 팀이 “정규리그 마지막 날(22일)에야 6강이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고 나면 바뀌는 치열한 순위다툼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정규리그 마지막 날에야 결정됐다. 2일 현재 공동 3위 LG·KCC와 7위 전자랜드의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3위도 6강행을 장담할 수 없다. 1위 동부와 2위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사실상 굳혔다. 다만 둘 중 누가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는 알 수 없다. 동부는 모비스와 2.5경기 차다.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6강 안정권인 동부, 모비스를 빼면 남은 6강 플레이오프행 티켓은 4장이다. 이를 놓고 LG·KCC·KT&G·삼성·전자랜드·SK 등 6개 팀이 경쟁 중이다. 전력상 SK와 KT&G가 다소 불리하다. 주축 외국인선수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기소돼 전력에서 이탈한 탓이다. SK는 팀내 득점 1위였던 테렌스 섀넌이, KT&G는 든든한 센터 캘빈 워너가 각각 빠졌다. 하지만 주전이 빠진 게 마이너스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SK는 섀넌과 주포 방성윤이 부상으로 빠졌어도 1일 8연승 중이던 전자랜드를 무너뜨렸다. 이번 시즌에는 외국인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된 데다 수준급 신인들이 대거 수혈돼 팀 간 전력 차가 작다. 남은 경기에서는 객관적 전력보다 누가 더 집중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날 전망이다.

◆정규리그 우승도 안갯속=동부와 모비스 역시 공격력이 좋은 외국인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동부는 경기당 평균 22득점이던 웬델 화이트가 발목 부상으로 빠졌다. 동부는 화이트 대체선수로 영입한 저스틴 앨런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자 앤서니 윌킨스로 바꿨다. 그만큼 마음이 급하다는 뜻이다. 전창진 동부 감독은 “5라운드 모비스전이 분수령이었다. 그 경기를 잡았으면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큰 고비를 넘겼을 텐데, 우리가 지면서 판도가 바뀌었다”고 아쉬워했다. 모비스 역시 외곽슛이 좋은 오다티 블랭슨이 발목을 다쳐 저스틴 보웬을 새로 영입했다. 보웬은 모비스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높이가 좋은 팀을 만나면 약점을 드러낸다. 플레이오프 이후도 오리무중이다. 최근 동부는 KCC에, 모비스는 전자랜드에 각각 발목을 잡혔다. 동부·KCC가 이들과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면 낙승을 자신할 수 없다. 이재호 SK 홍보팀장은 “6강 진출팀도 점치기 어렵지만, 플레이오프야말로 누가 이길지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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