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쑤~욱 크려면 잠 푸~욱 재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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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야 키도 큰다. 스트레스가 많은 새학기엔 자녀의 잠자리를 살펴주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픽= 프리미엄 이원규 기자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친구관계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이맘때 아이들은 조마조마하다. 낯선 환경과 마주하는 것이 고스란히 스트레스가 돼 새학기 증후군으로 나타난다. 등교 시간에 맞춰 복통을 호소한다든지 심한 감기를 앓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스트레스는 키 성장 방해꾼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성호르몬의 합성원료인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성장기에 받는 스트레스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그만큼 성호르몬 분비를 또래보다 빠르게 한다는 것.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은 사춘기가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성호르몬 분비 시기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성조숙증은 아이의 성장을 조기에 멈추게 해 최종키를 작게 한다.

 스트레스는 불면증으로도 이어진다. 한창 자랄 때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성장하는 데 지장을 받는다.

 박 원장은 “특히 새벽 1~3시는 간 기능이 왕성한 시간대로 이때 숙면하면 간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활성물질인 IGF-1의 분비가 촉진된다”고 소개했다. 이 시간대에 깊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성장을 촉진하는 비법인 셈이다.
 
잠자는 자세부터 바꿔야
 아이가 잠을 푹 잘 수 있게 하려면 편안한 분위기가 우선돼야 한다. 잠들기 전 TV 시청 시간을 줄이고 컴퓨터나 게임을 피하도록 한다. 방안의 온도는 20~25℃가 적당하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자주 뒤척이게 돼 숙면을 방해한다.

 잠자는 자세도 중요하다. 엄마 뱃속의 태아처럼 모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고 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이 자세는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육을 이완시켜 몸을 편안하게 한다. 천장을 바라보며 똑바로 누우면 근육이 긴장되고 심장에 무리를 준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교정해주도록 한다.

 숙면을 위해 잠들기 2시간 전엔 음식물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을 섭취할 경우 위와 장이 밤새 쉬지 않고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뇌와 몸의 각 기관은 수면 시간에도 깨어있어 숙면을 방해한다. 또한 음식물로 인한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면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크게 줄어든다.

 가위눌림·몽유병·이갈이·야뇨증 등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된다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치료해줘야 한다.
 
불면증 치료에 토란과 산조인
 숙면을 돕는 호르몬은 멜라토닌이다. 멜라토닌은 일생 중 1~3세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어린 아이가 잠을 잘 자는 것도 이런 이유다. 멜라토닌은 성적 성숙을 늦추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멜라토닌을 늘리면 숙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2차 성징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토란은 멜라토닌이 풍부한 식품이다.

 잠들기 전 TV시청이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몸에 긴장을 느끼는 아이라면 산조인을 권할 만하다. 중추신경계통의 흥분을 억제하고 반사흥분성을 약화시키며 진정작용을 한다. 산조인은 심장의 기능을 보강하고 간장의 기능을 도우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흥미롭게도 산조인은 볶아서 복용하면 잠을 잘 오게 하지만 날것으로 먹으면 잠이 오지 않게 한다.

 박 원장은 “스트레스는 아이의 키 성장을 직접적으로 방해할 뿐만 아니라 성조숙증을 유발하므로 새학기엔 자녀의 스트레스에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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