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공기 추락사고]한국인 시신 21구 한곳에 안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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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캄보디아 교민들은 4일 오전 시신들이 안치돼 있는 프놈펜 소재 칼메트 병원 마당에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목관 21개도 준비했다.

또 신원이 확인된 9구의 시신을 입관하기도 했다.

시신은 전부 프놈펜 시내 칼메트 병원에 안치돼 있다.

이 병원은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병원이나 시설이 열악하고 화장을 주로하는 현지 관습으로 인해 냉동시설조차 없는 곳이다.

이 때문에 병원측은 얼음을 구해다 쓰는가 하면 태국에서 드라이아이스를 공수해 올 계획도 세웠다.

한편 이번 사건 수습을 직접 지휘하고 있는 캄보디아의 실질적 통치자 훈 센 제2총리가 3일 4시간여 동안 칼메트 병원에 머물면서 임시 영안실에 에어컨 12대를 설치토록 지시하기도 했다.

임시 영안실은 영상 4도의 낮은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훈 센 총리는 교민들에게 "비행기가 착륙허가를 받고 하강하던 중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다시 상승을 시도했으나 힘을 얻지 못하고 야자수 나무에 부딪친후 추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 말했다.

현지 전체 교민 3백여명중 1백여명의 교민들이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의 구조작업과 시신 발굴작업, 칼메트 병원에서의 신원확인및 수습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교민들은 사건 발생이 알려진 직후 50여명이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을 벌였다.

발굴된 시신의 수습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3일 저녁 프놈펜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대표부 직원과 교민 30여명이 모여 대책회의를 시작하면서부터. 이 자리에서 훈 센 총리 비서의 연락으로 시신들이 칼메트 병원에 안치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교민들은 2개 팀으로 나눠 한팀은 사고현장으로 나가 시신수송작업을 지원하고 다른 한팀은 칼메트 병원으로 가 시신수습작업을 벌였다.

칼메트 병원에는 이날 자정까지 모두 44구의 시신들이 도착했다.

1~2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신들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여서 시신확인작업은 어렵지 않았다.

한국통신의 현지법인인 메콩이동전화 (MTI) 한길환 (40) 부장등 교민들은 신원이 확인된 16구를 포함,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21구를 한 곳에 모아두었다.

시신들의 소지품은 이미 모두 약탈돼 교민들은 옷가지.양말.내의.신발의 상표를 뒤져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만 따로 모았다.

교민과 대표부 직원들은 이날 밤새도록 시신을 씻고 지문을 찍어뒀으며 경직으로 뒤틀리지 않게 묶어두는 작업을 벌였다.

병원측은 시신에 포르말린을 주사하는등 방부처리 작업을 벌였다.

병원에는 3일 오후 9시쯤 캄보디아의 실질적 통치자 훈 센 제2총리가 나와 수습작업을 진두지휘했다.

훈 센 총리의 지시로 병원측은 교수회의실과 연구실 2개 동을 임시 영안실로 정했으며 그중 1개 동은 옮겨진 시신수가 가장 많은 한국인 시신만을 따로 안치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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