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곧 당대표자회 개최…김정일 총비서 추대 사전작업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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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지역및 생산단위별로 설치돼있는 각급 당위원회의 대표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4일 "모종의 경로를 통해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을 확인했다" 며 "정부는 이를 북한이 머지않아 '당대표자회' 를 열어 김정일 (金正日) 을 총비서로 추대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당중앙위원회가 결정하는 당 대표자 선출비율은 통상 비밀에 부쳐져 이번에 몇명을 뽑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지역으로는 군 (郡) 급 이상, 생산단위별로는 연합기업소를 비롯, 당원이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소.공장을 대상으로 해 대표들을 뽑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당 당규약에 따르면 총비서 선출은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당대표자회' 등 세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북한은 지금까지 당대표자회를 58년과 66년 두차례 개최한 바 있고, 특히 66년도엔 '당위원장' 제를 폐지하고 이를 '비서국 설치및 총비서' 제로 개편한 적이 있다.

당국자는 "북한은 세가지 총비서 선출방법중 경제성과를 총평하고 새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당대회는 경제난 때문에 곤란하고,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소집방식은 김정일 시대의 출범에 따른 격에 맞지않는다고 판단한 것같다" 고 말했다.

특히 당대표회는 주로 당내 기구개편과 인사재편을 위한 자리인 만큼 황장엽 (黃長燁) 씨 망명으로 대변되는 반대파 숙청과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김정일 체제로선 이를 선호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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