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폐수 방류 뿌리뽑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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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탄천에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은 정말 분통 터지는 일이다.

수백마리도 아니고 씨가 마를 정도로 한꺼번에 수십만마리가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려니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죽은 하천의 대명사로 통하다가 가까스로 회생됐다고 기뻐하던 탄천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이다.

환경관리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환경부는 죽은 물고기의 아가미가 변색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일단 독성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고 한다.

사고 당일 내린 집중소나기로 다량의 부유물질이 흘러들고, 하천 바닥에 쌓여있던 퇴적물이 뒤집혀 갑작스런 산소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바람에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근 상류에 공단과 하수처리장등이 있는 여건이나 피해의 규모로 볼 때 비를 틈타 유독성 폐수를 고의로 흘려보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설사 환경부의 설명대로 독성물질 때문이 아니라 수질이 나빠져 발생한 것이라고 해도 이번 사고는 환경관리가 철저하지 못함을 드러낸 것이다.

평소 오.폐수 방류에 대한 관리를 확실하게 하고 하천바닥 청소를 주기적으로 실시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오염이 누적된 결과라고 할 것이다.

환경당국은 흔히 있는 사례라고 속단하거나 가볍게 보아 넘길 것이 아니라 철저한 원인규명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

더 이상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하천수나 퇴적물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분석해 방류업체를 추적하는 일을 상시화하고, 기준치 이상의 폐수를 흘려보내는 업소는 엄벌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죽음을 당하는 사태를 당하고도 또다시 슬그머니 넘어가면 피해가 더욱 잦아지고 커질 것은 뻔한 일이다.

얼마 전 미국정부는 햄버거 고기가 식중독균에 감염됐을 때 해당 회사의 고기를 전량 수거토록 했다.

일본은 무려 41년간의 감시를 통해 미나마타병을 퇴치했다.

그들의 단호함과 끈질김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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