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을 주식제로 전환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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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유기업의 개혁을 겨냥한 주식제전환 문제는 중국내에서 사회주의의 핵심논제인 소유제에 관한 논쟁을 즉각 불러일으킬 만큼 민감한 소재다.

중국정부는 이에따라 이같은 논란과 갈등을 잠재우고 국유기업을 개혁하기 위해 '사회주의 초급단계론' 이라는 이론적 틀을 마련했다.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이 오는 12일 열릴 15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15大)에서 제기할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은 그러나 새로운 것은 아니며 실제 지난 87년 13차 전국대표대회 (13大)에서 자오쯔양 (趙紫陽) 당시 총서기에 의해 먼저 제기됐던 이론이다.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은 우선 마오쩌둥 (毛澤東) 시대에 추진됐던 인민공사제와 대약진 운동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다.

즉 이 운동은 중국이 사회주의 단계에 이미 진입, 곧 공산주의 사회로 들어설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에서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은 결국 중국이 공산주의는 물론 진정한 사회주의에 아직 들어서지 못했으며 이제 겨우 자본주의 요소와 사회주의 요소가 서로 혼재 (混在) 하는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골자다.

중국 집권층이 이같은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을 다시 내세우게 된 동기는 지난 79년 개혁.개방이래 추진해 왔던 경제건설을 가속화 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자본주의 요소의 혼재' 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자본주의적인 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의도다.

사회주의 초급 단계론의 1차적인 실험대상은 개혁.개방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드러낸 국유기업의 개혁이다.

이 이론에 근거, 사회주의에서는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제' 를 국유기업의 개혁에 과감하게 도입하자는 것이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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