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가 7000선을 위협하며 12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 씨티그룹이 사실상 국유화되면서 은행주가 떨어진 데다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는 등 경기침체도 예상보다 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국유화 소식에 은행주 동반 하락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19.15포인트(1.66%) 내린 7062.93에 거래를 마쳤다. 1997년 5월 이후 최저다.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주가가 급락했던 2002년 9월(7528)보다 낮은 수준이다.
나스닥지수도 약세였다. 전날보다 13.63포인트(0.98%) 떨어진 1377.84로 마감했다. S&P500지수 역시 17.74포인트(2.36%) 내린 735.09였다. 다우지수는 2월 한 달간 11.7% 떨어졌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1%와 6.7% 내렸다.
씨티그룹은 미국 정부가 상환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꾸는 방식으로 36%의 지분을 확보, 사실상 국유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39%나 폭락했다. 정부 지분율이 늘어나는 만큼 회사가 발행한 주식 수가 많아져 일반 투자자들의 주당 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날 씨티그룹의 종가는 1.5달러로 1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26%)와 웰스파고(-16%)ㆍ모건스탠리(-8.4%) 등 다른 은행주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2%(전분기 대비)를 기록했다는 발표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82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당초 미국 정부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마이너스 3.8%로 추정했다.
한편 씨티그룹의 사실상 국유화와 관련,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이나 경영권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매각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씨티은행은 ‘씨티홀딩스’(부실 계열사)가 아닌 ‘씨티코프’(건전한 계열사)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