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 미사일 3차례 요격 실험 성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태평양을 건너 미 본토를 공격할 경우를 가상해 그동안 세 차례 요격 실험을 했다고 패트릭 오라일리 국방부 미사일 방어국장이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오라일리 국장은 하원 군사위원회의 전략군 소위원회가 개최한 미사일 방어(MD) 청문회에서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알래스카에서 응전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한적이고 초보적으로 (요격 실험을) 세 차례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 번의 실험 결과가 (현재의 MD 시스템으로도 북한 장거리 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또 “우린 상당히 많은 (요격용)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을 동시에 발사하면 요격에 성공할 가능성은 전체적으로 커진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통상 적국에서 발사한 것으로 가상하는 표적 미사일 1기를 쏘아 올린 뒤 이를 이지스함의 레이더로 추적해 5기의 요격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식의 요격 실험을 하고 있다.

미 국방부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급히 요격 실험을 한 게 아니며,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대포동 2호 등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미국 본토 서부 지역을 공격하는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해 요격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2006년 9월, 2007년 10월, 2008년 12월에 북한 장거리 미사일을 가상해 표적 미사일을 쏘아 올린 뒤 요격 미사일로 격추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최근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요격할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에 대한 이상희 국방장관의 ‘발사 지점 대응 타격’ 발언(20일)을 비난하며 “그 무슨 ‘대응 타격’이니 뭐니 하는 것으로 신성한 우리의 존엄을 털끝만치라도 건드린다면 도발자들은 물론 그 아성까지도 초토화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명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도 26일 "인공위성 발사는 예정대로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