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 MVP 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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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올시즌 MVP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자욱한 안개속에 가려져 있다.

지난해 투수부문 4관왕을 차지한 구대성과 타자부문에서 30 - 30클럽 가입, 홈런.타점왕을 차지했던 박재홍의 2파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올해는 각 구단의 간판스타들이 일제히 성적을 올리며 개인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들 가운데 MVP를 뽑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MVP후보로는 해태 이종범, 현대 박재홍, 삼성 양준혁.이승엽, 쌍방울 김기태.김현욱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꼽히고 있다.

MVP를 뽑는데는 개인 타이틀 순위와 신기록 수립, 그리고 팀성적이 크게 작용한다.

선정기준 가운데 박재홍을 제외한 5명의 소속팀이 모두 4강권에 들어 있어 팀성적을 제외하면 MVP는 개인타이틀 획득과 신기록 경신여부에서 판가름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타자부문에선 누가 우위에 있다고 손을 들어 줄 수 없을 정도로 혼전이다.

28일 현재 타율은 김기태.양준혁이 공동1위, 홈런은 박재홍.이종범.양준혁이 공동1위, 타점.최다안타는 이승엽이 1위, 도루는 이종범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도루부문을 빼놓고는 언제든지 선두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팽팽한 균형속에 최대 변수는 '돌격대장' 김기태와 '괴물' 박재홍이다.

김기태는 27일 23게임 연속안타 신기록을 수립하며 국내프로야구 전인미답의 30게임 연속안타기록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최근 5게임 연속홈런을 기록하는등 특유의 몰아치기로 후반기 돌풍을 일으킨 박재홍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 - 30클럽에 가입한다면 팀성적에 관계없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다.

투수중 유일하게 MVP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쌍방울의 특급 허리 김현욱도 결과에 따라 다크호스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김은 현재 13승으로 다승부문 1위, 승률 (0.867) 1위, 방어율 (2.08) 2위에 올라 있다.

방어율은 1위와 불과 0.12밖에 차이나지 않아 언제든지 뒤집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김이 투수 3관왕을 차지하고 20승마저 달성한다면 MVP등극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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