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은의 세상풍경]군대 안가는 좋은 방법 없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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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너는 뺄꺼니? 난 찌울 거야. 요즘도 돈이 통해?

그럼 '빽' 은. 흉하지 않게 손가락 마디를 자를까.

연골 수술도 있어. 평발.치질은 가는 거야, 안가는 거야. 키는 면제기준이 뭐지. 결핵은, 짝눈은, 근시는, 문신은, 전과자는, 3대 독자는 어떻게 되니.

대학을 끝내고 가면 고생일테지. 현역 '일빵빵' 전투병을 피하는 길 어디 없을까. 공익근무요원은 뭐고 상근예비역은….

예전 방위 같은 것 말고 완전히 빠지는 방법 좀 일러 줘. 산업체 근무로 군복무를 대신하는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은 또 뭐냐. 그리고 카투사로 가려면.

이렇게 난리다.

저 긴 행렬의 끝에는 초등학교 남학생들까지 일찌감치 서서 요령을 터득 중이다.

우리의 서글픈 20대 초반의 젊은 날. 차라리 건너뛸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한국 남자의 운명적 통과의례로 버려둘 텐가.

'입영 전야' 한 곡조 뽑으며 "자~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꺼나. '어둠의 자식들' 만 우렁차게, 당백 (當百)!

최재은 <명지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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