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도 '불황 서바이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불황을 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제품 종류를 다양화해 내수 부진에 대처하는 한편, 다른 회사와의 공동 마케팅 등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전자업체 JVC코리아는 기존의 가정용 오디오와 캠코더 판매 외에 최근 기업용 제품 판매를 강화했다. 방송 장비와 빌딩 감시카메라 등을 판매하는 부서 '프로팀'을 새로 만들고 인원도 늘렸다. 인터넷에 기업용 제품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어 판촉 활동도 벌인다.

가정용 홈시어터 사업에 집중했던 파나소닉 코리아도 지난 11일 기업용 프로젝터를 새로 출시했다. 이 회사는 기업.교회.컨벤션센터 등을 겨냥한 판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기업과의 '상부상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한국에 에어컨 부문을 새로 들여온 도시바는 이미 한국에 자리 잡고 있는 캐리어 코리아의 영업 및 서비스망을 활용하고 있다. 도시바 측은 한국에 제품을 내놓으면서 별도의 영업이나 애프터서비스망을 구축하지 않아 신규시장 진출 비용을 대폭 줄였다.

포드코리아는 지난달 개장한 168평 규모의 대전 전시장에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시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른 회사의 제품도 전시하고 있다"며 "할리데이비드슨을 전시하면서 다른 수입차 전시장과 차별화하는 효과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체형관리업체 마리프랑스바디라인은 지난 3일 제대혈 보관업체 메디포스트가 주관한 산모들을 위한 강연 행사에 참여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무료 체형측정과 마사지를 실시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올해 말까지 이런 방법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푸스 코리아는 신제품 출시 경로를 바꿨다. 지난달 출시한 신제품 AZ-1을 기존의 대리점을 통한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홈쇼핑을 통해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 이경준 부장은 "홈쇼핑에서는 제품 기능도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에 일종의 TV광고 효과를 볼 것으로 판단했다"며 "별도의 제품 광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 DHC는 재충전(리필)해 쓸 수 있는 제품의 판촉을 강화해 씀씀이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의 클렌징 제품인 '페이스 워시'의 2만원 상당 리필 제품(완제품 2만9000원)은 최근 판매가 10% 정도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립스틱이나 보디로션 등의 리필 제품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