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 정부가 나섰다…돈 넉넉히 풀고 종금사 경영감시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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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아사태 및 종금사 자금난으로 촉발된 금융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당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국은행을 통해 뭉칫돈을 풀고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확대해 달러자금을 끌어들이는등 돈을 풀어 금리와 환율을 끌어내리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단기금리와 환율이 하루만에 떨어져 지표상으로는 안정세를 보였지만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종금사및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계속되고 있고, 중장기금리는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20일 종금사들의 자금난에 따른 금리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시중에 1조6천억원을 풀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부터 한은이 공급한 자금은 모두 5조5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은은 또 추석연휴가 다가오는 9월초에 자금수요가 몰리면 다시 자금을 여유있게 풀 계획이다.

재정경제원도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물량이 달려 환율이 치솟고 있는 점을 감안, 빠르면 이달중에 현재 상장주식 종목별 주식수의 23%로 묶여 있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26%로 3%포인트 확대키로 했다.

이와함께 신용도가 비교적 좋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연내에 국제금융시장에서 20억달러를 추가로 들여와 국내시장에 풀 방침이다.

수출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현재 수출액의 25%로 묶여있는 선수금 한도를 30%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최근 금융위기의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는 종금사들의 실태를 파악,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한은은 이날 종금사들을 대상으로 외화조달.운용상황및 자산 매각계획등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하는등 종금사의 외환영업에 대한 감시활동에 들어갔다.

한은의 감시대상에 오른 종금사들은 지난 18일 긴급외화자금 5억달러를 지원받은 7개 종금사를 포함, 최근 외화자금 사정이 악화된 20여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91일짜리 CP유통수익률은 연14.19%로 크게 뛰어 올들어 처음 연14%대에 들어섰고 CD유통수익률도 연13.09%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한은의 자금지원에 따라 연13.04%로 전날보다 0.09%포인트 낮아졌다.

또 환율은 달러당 8백97원70전으로 마감해 21일자 기준환율은 전날 (달러당 8백99원30전) 보다 70전 떨어진 달러당 8백98원60전이 됐다.

남윤호.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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