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골프]우즈,神技의 장타-더블보기 극단적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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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더블보기는 우즈 골프의 매력' - .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 (21.미국)가 18일 끝난 PGA선수권에서 공동 29위로 부진, 마스터스 우승.US오픈 공동 19위.브리티시오픈 공동 24위의 성적표로 올시즌 메이저대회를 마감했다.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입증됐듯 '한홀에서의 몰락' 이 치명타였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모두 4개의 더블보기를 범했다.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는 3개홀에서 트리플보기 2개와 쿼드러플보기 1개로 우승권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우즈의 '한홀에서의 침몰' 은 바로 우즈 골프의 단점이자 매력이다.

우즈의 과오는 장타자의 숙명인 티샷의 '러프행' 에 원인이 있지만 그보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플레이에서 비롯된다.

남들은 일단 탈출에 주력하는 깊은 러프에서도 그는 직접 그린을 노리다 화를 자초한 경우가 많았다.

우즈는 1라운드 12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3백20야드나 날린 뒤 3번우드로 무리하게 2온을 노리다 러프에 빠뜨려 첫 더블보기를 범했다.

3라운드 16번홀에서는 절묘한 트러블샷으로 버디를 잡아 갤러리들의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핀까지 1백67야드를 남겨놓고 나무에 걸려 백스윙조차 어려운 악조건에서 6번 아이언으로 훅을 구사, 핀 3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것. 이번 대회 최고의 베스트샷으로 기록됐지만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 모험이었다.

만약 우즈가 닉 팔도처럼 밋밋한 '또박또박' 골프를 친다면 현재와 같은 인기를 유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호쾌한 장타와 두려움 모르는 공격적 플레이, 이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몰락' 이 '우즈매니어' 들을 열광케 하는 요인인 셈이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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