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쌍방울 연패 굴레 벗은 LG 이상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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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이상훈! 이상훈!" 쌍방울의 홈인 전주구장에서 관중들이 갑자기 LG의 마무리투수 이상훈을 연호해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8회말 1 - 0으로 뒤진 쌍방울의 공격때 선두 조원우가 우전안타로 진루하자 LG의 투수코치 유종겸이 급히 마운드로 올라왔다.

1점차의 아슬아슬한 리드인데다 종반인 8회인지라 선발 임선동이 조금만 흔들리는 기색을 보여도 바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때 불펜에서는 이상훈이 슬슬 몸을 풀고 있었다.

순간 관중들이 입을 모아 "이상훈" 을 연호한 것이다.

이상훈은 15일엔 쌍방울 김기태에게 결승타를, 16일엔 김호에게 역전 2점홈런을 허용해 쌍방울 팬들을 즐겁게 해준 장본인. 따라서 전주관중들은 이상훈이 나오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이상훈이 연일 극적인 (?

) 승리를 안겨준 탓인지 이날 전주구장은 올시즌 최다관중인 9천6백29명이 입장했다.

쌍방울 관계자가 "이러다 전주구장에 암표상까지 등장하는 것 아니냐" 며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그러나 2 - 1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이상훈은 2사 2, 3루의 역전위기까지 맞아 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으나 7번 조원우를 삼진으로 처리,가까스로 위기를 넘기며 승리를 지켰다.

전주 =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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