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大 기업 중 2할이 적자…능률협회 통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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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국내 기업 5개 가운데 한개 이상은 적자를 기록하는등 많은 기업들이 '실속없는 장사' 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총급여 규모는 전년 대비 17% 늘어나고 물류비용도 10%이상 증가해 이른바 '고비용 - 저효율' 구조가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능률협회가 매출액 기준 국내 5천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발표한 '한국의 5천대 기업' 책자에 따르면 이중 1천61개사는 업체당 평균 59억6천만원씩 모두 6조3천1백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나머지 3천9백39개 업체는 모두 9조9천9백22억8천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3조6천7백36억원으로 95년 (11조6천1백34억원)에 비해 무려 7조9천4백4억원 (68%) 줄었다.

5천대 기업의 지난해 총매출 규모는 6백9조8천4백28억8천만원으로 전년 (5백14조8천2백4억6천만원)에 비해 18.5% 늘었다.

결국 이들 업체는 지난해 평균 1천2백19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순이익은 7억3천만원에 매출액 대비 순이익은 0.6%에 불과했다.

이는 1천원어치 팔아 6원을 남긴 셈으로 이들의 영업실적이 '속빈 강정' 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누적분포를 보면 총매출의 53.7%가 상위 1백개 기업에 집중돼 있고 5백위 기업까지 74.7%, 1천위까지 82.9%가 집중돼 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1백위 기업까지가 전체 당기순이익의 1백33.8%에 해당하는 4조9천1백45억원을 벌어들인 반면 3천1~5천위 기업은 6조2천1백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5천대 기업의 총급여 규모는 44조1천3백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와 함께 이들 기업의 지난해 물류비용 규모는 7조1천5백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1% 늘었다.

회사별 물류비용 규모는 대우가 2천5백42억원으로 1위에 랭크됐고, 다음이 포철 (2천1백36억원).대한항공 (1천6백52억원).삼성전자 (1천4백15억원) 등의 순. 이밖에 지난해 5천대 기업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25.16%로 전년의 24.93%에 비해 0.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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