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보호무역 움직임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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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캐나다를 방문해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 움직임에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다. 오바마는 “나는 하퍼 총리를 만나 양국 간 무역량이 증가하기를 원한다고 확신시켰다. 미국의 경기부양안에는 이와 상반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20일 보도했다.

오바마는 하퍼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지난해 대선 당시 NAFTA에 환경·노동과 관련된 미국 입장이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교역량이 급감하자 NAFTA 재협상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오바마의 행보에 대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규정에 대한 캐나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통과된 경기부양법에 포함된 ‘바이 아메리칸’ 규정은 인프라 건설사업에는 반드시 미국산 철강 제품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캐나다는 현재 전체 수출액의 75%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퍼 총리는 “미국에 대한 위협은 캐나다에 대한 위협이다. 하지만 보안 강화를 위해 양국 간 물자 교류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날 두 차례 회동을 갖고 기후변화 대책,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국경 검문검색 강화 문제 등에 대해 공동 대처키로 합의했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오바마가 예상과 달리 이번 캐나다 방문에서 아프가니스탄 파병 연장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캐나다의 아프간 파병과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으며 다른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프간 주둔 캐나다 군은 총 108명이다. 2011년까지 주둔하기로 예정돼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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