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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멤피스,엘비스 프레슬리 20기 추모행사로 분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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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러브 미 텐더, 러브 미 스위트, 텔 미 유어 마인" 얼음같이 쌀쌀한 여인도 뒤돌아보게 할만큼 감미로운 목소리로 '러브 미 텐터' 를 부르고, 돌아서서는 하와이 스타일의 꽃다발을 목에 건 차림으로 함성속에 파묻혀 '불타는 사랑 (Buring Love)' 을 외쳐댔던 '록큰롤의 황제' . 엘비스 프레슬리가 죽은지 20년이 흘렀다.

하지만 60.70년대의 미국식 '오빠부대' 는 오늘도 그를 결코 잊지 못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는 그의 사후 20주년을 맞아 갖가지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가 멤피스의 '엘비스 주간' .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5백50개의 프레슬리 팬클럽 회장단이 한 자리에 모여 무도회를 열었고, 멤피스 교외 엘비스 무덤 주변에선 추도객들의 촛불행진이 펼쳐졌다.

또 5㎞ 단축마라톤도 동상제막식 사이에 열렸다.

'엘비스 주간' 의 하이라이트는 엘비스가 세상을 떠난지 꼭 20년만인 16일 오후7시 생전에 엘비스와 함께 연주했던 뮤지션들과 멤피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꾸미는 '엘비스 인 콘서트' . 무대 위의 대형 스크린에는 엘비스의 공연모습이 음악과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매년 70만명 이상 팬들이 '성지순례' 처럼 찾는 멤피스 교외의 그레이스랜드 엘비스 묘지 부근에는 올해 식당.무대.숙소 등을 갖춘 대형 위락시설 '엘비스 프레슬리의 멤피스' 가 들어서 추모객을 맞고 있다.

엘비스의 20주기 열기는 프레슬리 팬만의 것은 아니다.

RCA레이블은 지난달 15일 엘비스의 노래 1백곡을 CD 4장짜리 박스에 담은 '엘비스 프레슬리 플래티넘' 을 발매됐다.

이 기념음반에는 유작이 돼 버린 엘비스의 미공개 녹음 77곡이 담겨 있고 특히 프레슬리가 부른 봅 딜런의 히트곡 '바람만이 아는 대답' , 죽기 4개월 전 미시간 공연에서 부른 '마이 웨이' 등이 수록돼 눈길을 끈다.

영화쪽에서도 엘비스가 주연했던 영화 '비바 라스베가스' 등 18편의 영화가 MGM 비디오로, '러브 미 텐더' '플레이밍 스타' 가 20세기 폭스사 비디오로 각각 출시됐다.

엘비스 추모열기는 음악.영화만이 아니다.

클리블랜드의 산 호세 발레단은 지난 4월부터 엘비스의 노래 36곡으로 안무한 발레 '블루 수에드 슈즈' 를 미국 10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중이다.

1935년 1월8일 미시시피주 터펠로에서 태어난 엘비스 프레슬리는 42세의 나이로 자신의 저택에서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다.

54년 멤피스에서 컨트리 가수로 첫 음반을 발표한 그는 이듬해 RCA레코드와 전속계약을 맺고 '하트브레이크 호텔' 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흑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블루스를 실감나게 부른 최초의 백인가수로 손꼽힌다.

엘비스는 컨트리와 블루스를 결합한 록큰롤 장르에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골드.플래티넘 앨범만도 1백11장에 달하며 지금까지 음반판매고는 10억장이 넘는다.

그의 음악세계는 한마디로 '낭만적 서정주의' .풍부한 성량, 부드럽고 윤기있는 목소리에다 잘생긴 얼굴, 적당한 카리스마, 독특한 무대매너 등으로 특히 여성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영화배우로도 할리우드에 진출, 만능 엔터테이너로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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