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데뷔 첫 완투승 "2년생 징크스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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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 '2년생 징크스' 란 없다."

LA 다저스의 박찬호가 지난 1일 (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커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올시즌 10승을 거둔후 자신있게 한 말이다.

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 데뷔 첫해 맹활약을 펼치던 루키가 이듬해 맥을 못추는 현상을 '2년생 징크스' 라고 한다.

영어로는 '2년생 슬럼프 (sophomore slump)' . 그러나 박찬호는 올시즌 지난해 루키시즌보다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스타덤에 뛰어올랐다.

박은 시즌 10승과 함께 5연승을 달린뒤 지난 7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올해 최악의 경기로 패배했을 뿐 2년생 징크스와는 먼 길을 달려왔다.

박은 12일 커브스와의 홈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첫 완투승을 거두며 곧바로 슬럼프의 우려를 씻어냈다.

박찬호가 2년생 징크스를 떨쳐낸 비결은 무엇일까. "너무 큰 목표를 세우지 않고 다음 경기에 모든 정신을 집중시키며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니 슬럼프에 빠질 틈조차 없었다" 는 것이 박찬호가 밝힌 비결이다.

그는 또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차지한 마이크 피아자.라울 몬데시.노모 히데오도 2년째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느냐" 고 되물었다.

"겁없이 덤벼들었던 루키들이 자만에 빠지다 잠시의 부진으로 자신감을 잃을 때 겪는 것이 2년생 징크스" 라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덧붙였다.

박찬호는 94년 다저스에 입단할 때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사상 17번째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했으나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올해 선발투수로 변신한 박은 등판할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빌 러셀 감독.데이브 월러스 투수코치등 코칭 스태프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고 말하고 있다.

"다음 목표가 무엇이냐" 는 질문에 "등판하는 경기마다 승리투수가 되고싶을 뿐" 이라고 대답하는 박찬호의 하루 하루에 충실하려는 자세가 2년생 징크스를 뛰어넘은 비결인 셈이다.

LA지사 =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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