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 회장이 19일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자신의 차에 오르고 있다. [김해=송봉근 기자]
그는 전날인 18일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안 최고위원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의혹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기자를 직접 만난 것이다. 다음은 충북 충주시 시그너스 컨트리클럽 회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주요 내용.
-안 최고위원의 추징금 납부를 도와주게 된 경위는.
“희정이가 출소한 뒤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 좀 물어보려고 여기(시그너스 컨트리클럽)로 불렀다. 여택수(전 청와대 행정관) 등 넷이 골프를 쳤다.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라고 물었더니 ‘정치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추징금은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모금해 낼 생각’이라고 했다. 그래서 ‘모금이 잘 안 되면 도와주겠다’고 했다. 얼마 뒤 모금이 잘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1억원을 보태 줬다.”
-추징금 납부가 사면 복권을 위한 것이었나.
“그렇다. 사면 복권되려면 추징금을 납부해야 할 것 아닌가.”
-검찰은 그것 말고도 수억원을 더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전세금 2억5000만원을 빌려 준 적이 있다. 전셋집은 분당에 있는 걸로 안다. 희정이한테 간 돈은 다 회계 처리가 돼 있다. 이자에 대한 세금까지 다 기록해 놓았다.”
-안 최고위원과는 어떻게 친분을 갖게 됐나.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안 최고위원이) 그 밑에서 일할 때부터 알고 지냈다. 나와 노 전 대통령이 친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아닌가. 노 전 대통령도 얼마 전에 여기에 왔다 갔다. 청와대에 있을 땐 독대도 자주 했다. 그렇다고 청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를 ‘노의 남자’로 부르면서 박연차 회장이랑 비교하는 일은 좀 하지 말아 달라.”
-검찰은 강 회장이 2002년 대선 때 노 전 대통령이 쓰고 남은 선거자금을 관리해 오다 안 최고위원 등에게 조금씩 돌려준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나는 남의 돈까지 관리할 만한 사람이 못 된다.”
-검찰이 ‘표적 수사’를 한다고 생각하나.
“검찰이 명함철·편지·골프장 회원 명부까지 가져갔다. 심지어 내 차 안에 있던 약까지 가져갔다. 내 사생활을 다 들여다보겠다는 것 같다.”
-편지는 뭔가.
“여기저기서 경제적으로 도와달라는 편지가 많이 온다.”
-정치인이 보낸 것도 있나.
“정치인 것은 없다. 주로 사업하다 알게 된 사람들이 보낸 것이다.”
김해·충주=최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