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은 포기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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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박찬호·이승엽은 포기했어도 박진만은 꼭 데려간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이 어깨 부상 중인 대표팀 유격수 박진만(33·삼성)을 대회에 꼭 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이하 한국시간) WBC 조직위원회에 ‘22일 제출하는 최종 엔트리(28명)에 포함된 선수가 부상을 당할 경우, 1라운드 시작(3월 5일)에 앞서 교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서를 보냈다. WBC 사무국이 긍정적인 답을 준다면 김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 박진만을 일단 포함시킨 뒤 대회 직전까지 몸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대표팀의 미국 하와이 전훈을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면 박진만을 더 오래 지켜볼 수 있다. 내 생각으로는 WBC 사무국에서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WBC 조직위원회는 예선과 본선 경기 중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교체할 수 있도록 했으나 최종 엔트리 제출 후 대회 직전까지 나올 수 있는 부상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

김 감독이 박진만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의 기량과 경력 때문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까지 굵직한 5개 국제대회에서 명품 수비를 선보인 박진만의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박기혁(롯데)과 손시헌(두산) 등이 대체요원으로 거론되지만 경험과 기량에서 떨어진다. 19일 대표팀과 한화의 첫 연습경기에서 유격수로 나선 정근우와 최정(이상 SK)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박진만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천양지차”라고 입을 모은다. 조대현 대표팀 트레이너와 투수 출신인 손혁 한화 인스트럭터가 전담 치료사로 나서 박진만의 재활을 돕고 있다. 다행히 박진만의 어깨 상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수비 연습에서 송구를 할 수 없어 공을 굴렸던 그는 훈련 사흘째인 이날 처음으로 어깨 위에서 가볍게 공을 던졌다. 박진만은 “컨디션은 이전과 비슷하지만 느낌만은 좋아졌다. 송구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봤다”고 말했다.

호놀룰루(하와이)=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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