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울릉도의 새 명소 '독도박물관' 지상답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러 가자. 신비의 섬 울릉도가 기다리고 있다.

내친 김에 독도도 보고 오자. 혹시나 뱃길이 멀어 독도를 갈 수 없다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 마음 속에 살아있는 독도는 울릉도 약수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독도박물관. 민족의 자긍과 염원을 담은 독도의 산 역사관이 지난 8일 문을 열고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본지 8월9일자 1, 11면 보도〉

울릉도 가는 뱃길은 네갈레다.

경북 포항과 후포, 강원 묵호와 속초에서 닻을 올릴 수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은 포항 - 울릉도 2백17㎞의 노선이다.

2천3백94t급 최첨단 쾌속선이 3시간만에 주파한다.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에 들어서서 한길을 따라 3백여를 오르다 보면 독도박물관의 모습이 반갑게 다가온다.

다시 3백여를 오르면 어느덧 도동 약수공원. 독도의 삼봉을 형상화한 독도박물관이 물결처럼 손짓한다.

독도박물관은 중앙일보가 창간 30주년과 광복 50주년을 기념해 삼성문화재단과 함께 건립한 독도의 산 교육장. 울릉군이 기증한 2천여평의 부지에 80여억원을 들여 지하1층 지상2층 연건평 4백83평의 건물로 도시의 어떤 수려한 건물보다도 멋들어진 모습이다.

내부는 어떨까. 평생을 바쳐 독도 관련자료를 모은 서지학자 이종학 (李鍾學.70) 씨가 기증한 자료들이 정성스레 전시돼 있다.

일본인들이 꼼짝할 수 없도록 '독도는 우리 땅' 임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들이 모두 모여 있다.

李씨는 지금 초대 독도박물관장으로 이곳을 지키고 있다.

1층 제1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조선국지리도 (朝鮮國地理圖)' 중 팔도총도 (八道總圖) 모형이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 (豊臣秀吉) 의 명령으로 제작된 지도를 재현한 것. 이 지도는 일본에서 최초로 울릉도와 독도를 우리식 명칭으로 표기한 것으로 그 가치가 크다.

지도 모형을 보고 오른편으로 돌아 32평의 제1전시실로 눈을 돌리면 가운데 5백분의 1로 축소한 독도 모형이 살아 꿈틀대듯 맞이한다.

옆쪽으로는 신라시대부터 1894년 청일전쟁 이전까지 독도가 우리영토로 표기된 각종 지도와 전적이 전시돼 있다.

여기서 제2전시실로 향하다 보면 다시한번 발을 멈추게 된다.

조선시대에 독도를 지킨 '어부 외교관' 안용복 (安龍福) 이 침략을 일삼는 왜인들을 내쫓는 모습이 인형으로 재현돼 있다.

그의 늠름한 호령이 들리는 듯하다.

제2전시실은 1894년 이후의 지도들과 1900년 대한제국이 울릉도와 독도를 정식 지방관제로 편입한 사실, 일제가 독도를 강점한 이후 영토관련 지도와 문서, 조선해와 일본해의 문제를 다룬 자료등이 전시돼 있다.

이와 함께 이 방에서는 독도의 역사를 영상으로 처리해 TV화면에서 보여주고 있어 역사공부도 겸하게 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 보자. 1954년 독도 의용수비대가 독도에 세운 독도표석이 당당하게 '대한민국경상북도울릉군독도' 라고 외치며 재현된 모습으로 서있다.

벽면에는 홍순칠 (洪淳七) 의용대장을 비롯한 대원들이 독도를 지킨 모습과 수기.훈장등이 전시돼 있어 의용대의 고귀한 뜻도 새길 수 있다.

그 옆에는 일본인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한 망언들과 역사왜곡 교과서, 시마네 (島根) 현에 세워진 영토주장 입간판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영토전쟁' 속에서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새롭게 결심할 수 있게 해주는 방이다.

옆방 영사실로 들어가면 49인치 크기 9대의 TV가 보여주는 독도생태의 아름다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영상물을 다 본 뒤 전망대 창문을 통해 맑은 날 멀리 떠있는 독도도 볼 수 있다.

독도박물관은 울릉도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게 됐다.

또 독도박물관 옆에 공사중인 삭도 (케이블카) 공사가 98년초에 완공되면 해발 3백16의 망향봉까지 10여분만에 올라 동해의 푸른 바다와 독도를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다.

이종학 관장은 "현재 기증된 자료의 30% 정도만 전시되고 있다" 며 "앞으로 특별전시회등을 통해 보다 많은 자료를 공개하겠다" 고 말했다.

그는 "이번 독도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독도 관련자료의 발굴이 이전보다 한층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

울릉도 = 곽보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