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인민무력부장이 된 뒤 김일철 차수가 제1부부장으로 직위가 내려간 모양새다. 김 차수는 1997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을 이미 역임한 바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에선 충성도나 업무, 사생활과 관련해 문제가 있으면 직위를 빼앗아 혁명화 교육을 시키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직위를 한 단계 낮추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인민무력부 강화 등의 군부 개편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김 차수를 강등시켰다기보다는 두 명의 차수(김영춘, 김일철)를 인민무력부에 포진시켜 인민무력부의 위상을 키우려는 의도일 수 있다”며 “다음 달 12기 최고인민회의 구성 후 군부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그동안 독립적으로 움직였던 인민무력부와 총참모부를 함께 관장하고, 인민무력부의 행정 업무를 김일철 제1부부장이 맡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인민무력부는 오진우(95년 사망)·최광(97년 사망) 등 빨치산 출신 혁명 1세대가 부장으로 있을 때는 막강했지만 이들이 사망한 뒤 상대적으로 위상이 약화됐다.
채병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