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추락 참사]일본 조종사 증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괌에 가장 많은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 일본항공사들은 대한항공의 참사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비교적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쿄 (東京) 의 나리타 (成田) 공항에서는 일본항공 (JAL) 과 노스웨스트 (NWA) 를 중심으로 하루에 5편의 정기편이 괌을 왕복운항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항공기들이 괌노선에서 중대한 운항실수를 저지른 경우는 한번도 보고되지 않았다.

나리타~괌노선을 운항한 경험이 많은 한 전직조종사는 "괌노선이 돌발적인 스콜 (소나기) 과 천둥.번개가 많고 이번 사고가 일어난 니미츠 힐은 늘 신경이 쓰였던 곳" 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그렇다고 다른 노선에 비해 특별히 어려운 운항코스는 아니었다" 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사고비행기는 한때 대통령 특별기로 쓰였던 만큼 각종 첨단안전장비는 모두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며 "블랙박스의 항공기록 규명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지상에 급속한 접근을 경고하는 장치 (GPWS)가 작동했는지의 여부" 라고 지적했다.

GPWS는 착륙하기 위해 주날개의 고양력 (高揚力) 장치를 내린 상태에서 지표에 너무 급속히 접근하면 강력한 경보음을 울리도록 돼있다.

또 다른 전직조종사는 "공항의 착륙 유도시스템이 고장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며 "이런 상황에서의 착륙은 보통보다 시계가 좋을때로 한정되는데 당시 항공기 주변의 악천후가 사고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도쿄 =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