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자동차 전쟁 … 조너선 맨틀 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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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의 전기 (傳記) 학자가 '자동차의 전기' 를 추적해 세계 정치.경제.사회의 흐름을 잡았다.

45년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초국가적인 지위를 갖게 된 미국.유럽.일본 자동차기업의 흥망을 보여주면서 자동차를 현대사 서술의 도구로 삼은 것. 독재자 히틀러가 5명당 2명이라는 높은 자동차 보유율을 자랑하던 미국을 쫓기 위해 국민차를 보급했던 것은 유명한 사실. 히틀러의 자동차에 대한 유난한 관심과 투자는 패전 이후 독일 공업을 재건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파산지경이었던 자동차 판매회사 도요타 (豊田) 는 한반도에 6.25가 발발하는 바람에 미 국방성으로부터 매달 1천5백대의 트럭 생산주문을 받고 기사회생했다.

일본이 자동차 산업의 주요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한국의 희생이 컸음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시장이라 불리는 극동과 중국을 놓고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국가.기업간 경쟁을 벌이는 상황도 실감나게 그렸다.

이밖에 자동차가 인간에게 부여한 일상의 편리함에서 속도에 대한 집착이 낳은 대중문화 현상까지 각 분야에 미친 자동차의 영향력도 짚고 있다.

〈이무열 옮김.동우멘테크.3백24쪽.7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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