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진덕여왕릉 부장품 도굴 판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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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봉분이 파헤쳐진채 발견된 경북경주시현곡면오류리 신라 진덕여왕릉 (사적 24호) 은 문화재전문위원들의 조사 결과 도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창수 (申昌秀) 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장과 김동현 (金東賢) 문화재연구소장, 홍성빈 (洪性彬) 문화재유적조사실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진덕여왕릉 도굴 현장조사단은 6일 현장을 답사한 결과 석실고분을 둘러싸고 있는 벽석 (직경 60㎝) 10여개가 20~30㎝ 간격으로 옮겨진 사실을 확인했다.

문화재전문위원들은 "문화재를 도굴하기 위해 파헤쳐진 봉분의 구멍이 45도 각도로 너비 1.2에 길이 3 정도로 도굴지점이 큰 웅덩이를 이루고 있어 석실내부에 있는 장신구등 부장품이 상당수 도굴된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도굴된 진덕여왕릉은 금으로 만든 왕관 등 각종 장신구와 유리구술.토기.청동제 12지상.토우 (土偶.흙으로 만든 인형) 등이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높이 4, 봉분 지름이 14.4 규모인 이 왕릉은 지금까지 발굴되거나 도굴된 기록이 없어 무덤 내부구조나 형태.부장품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조사단은 도굴이 확인됨에 따라 금명 문화재관리국과 경주시 등 관계자 회의를 갖고 전체적인 발굴을 할 것인지, 도굴된 부분만을 발굴한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도굴된 진덕여왕릉은 도로변에서 5백m 떨어진 야산에 위치, 민가와도 1㎞이상 떨어져 있고 주변에는 숲이 우거져 야간엔 도굴에 무방비 상태였다.

한편 경주경찰서는 전담반을 편성, 문화재 도굴전과자와 골동품 취급자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주 = 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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