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를 필요 없어요 딱 한 가지만 팝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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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 속 ‘최저가’, ‘초특가’의 유혹은 더욱 거세다. 수많은 상품으로 가득한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 유독 한 가지 상품만을 최저가로 판매하는 이색 쇼핑몰이 눈에 띈다. 이름 하여 ‘원어데이 쇼핑몰’. 하루에 딱 한 가지 상품을 선정해 밤 11~12시가 되면 판매를 시작한다. 판매시간은 가감 없는 24시간. 판매가 부진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음 상품으로 넘어간다. 가격은 20~50%까지 저렴하다. 말그대로 ‘원가’에 가까운 초특가 세일이다. 이는 한정된 제품 판매로 소비자들의 경쟁심을 자극하고 구매를 유도하는‘리미티드 마케팅’의 일환. 한정 생산된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리미티드 에디션 마케팅’과는 대조되는 방법이다.

하나를 팔아도 제대로 판다
인터넷쇼핑을 하다보면 물건 하나 사려해도 정보 수집과 가격 비교에만 한나절은 족히 걸린다. 원어데이 쇼핑몰은 판매자가 이러한 고민을 떠안는다. 원어데이 쇼핑몰의 모든 직원이 매달려 상품 스토리, 상세 정보, 판매 리포트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엄선해 내놓는다.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이 올라왔을 때 제품정보를 쉽사리 따져보고 싼값에 살 수 있다. 원어데이 쇼핑몰은 2004년 미국의 ‘우트닷컴(woot.com)’에서 부터 시작됐다. 국내에는 옥션의 공동창업자로 알려진 이준희씨가 2007년 원어데이 쇼핑몰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만든 ‘원어데이(oneaday.co.kr)’가 시초다. 이외에 카르페디엠(carped1em.com), 원바이원(onebuy1.co.kr), 캐치데이(catchday.co.kr) 등이 대표적으로, 20여 개의 업체가 저마다 고유한 한 가지 상품을 매일 내놓고 있다. 대형 온라인쇼핑몰들도 자신들의 사이트에 걸린 제품 중에서 특별할인을 적용해 제한적 초저가 할인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G마켓은 ‘매주 목(木)빠지게 기다린 보람, 목요일 파워세일’로 시중가 보다 평균 50~70%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인터파크는 ‘모닝커피’ 코너로 기존 가격보다 50%에서 최대 90%까지
할인한 제품을 선보인다. 롯데닷컴은 판매실적이 좋은 인기 카테고리의 전문MD가 선별한 상품을 3일 동안 특가에 내놓는 ‘MD데이’를 운영 중이다

다음 상품 뭘까? 한밤중에도 ‘클릭’
원어데이 쇼핑몰의 주요 고객은 30대에 집중되어 있다. 성비로는 남성이 60~70%를 차지한다. 덕분에 IT제품이나 디지털제품이 인기가 있고 생활 용품이 뒤를 잇는다. 보통 밤 12시를 전후해 새 상품으로 교체하지만 다음 상품을 예고하지는 않는다. 한번 맛을 들이면 한밤중에 안 들어가 보고는 못 배기게 되는 이유다. 시간대별로는 제품이 새로 업데이트되는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가 가장 방문률이 높고 그 다음은 출근 시간 뒤인 오전 9~11시, 점심시간을 끼고 정오~오후 3시의 순이다.

쇼핑몰 특징 알면 선택 더 쉬워요
저렴한 가격의 비밀은 제품을 마진 없이 거의 원가에 내놓는 데에 있다. 이는 제조사가 원어데이 쇼핑몰을 수익을 위한 제품 판로로 보다는 홍보·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루 동안만 판매하기 때문에 물량이 적고, 하루 종일 한 상품을 사이트에 띄워놓고 자세하게 설명해주니 네티즌의 관심을 끌 수 있어 좋다. 수수료 또한 7~12%로 인터넷 오픈마켓 수준으로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쇼핑몰의 수수료는 대형 포털 인터넷쇼핑몰이 25%대, 홈쇼핑과 백화점은 25~40%대다. 쇼핑몰별 상품 특징을 알면 선택은 더 쉬워진다. 업계 선두주자인 ‘원어데이’는 후지 디지털카메라와 프랭클린플래너로 입소문이 났다. ‘카르페디엠’은 공짜 휴대폰과 디지털기기, 아이디어 제품을 주로 다룬다. ‘캐치데이’는 디자인 문구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국진피앤디가 운영해 다이어리와 스포츠용품이 전문이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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