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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 선택 어떻게[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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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저렴한 비용의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례1 인천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고은정(16)양은 2007년도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미국 Sargent High School에 입학한 고양은 교환학생 참가자 중 가장 어렸지만 입학 첫 학기부터 학업성적이 뛰어난데다 지역문화축제에 참가해 피아노 연주로 은상을 받기도 했다. 고양은 학교의 추천으로 지역신문에 우수한 국제학생으로 소개됐고, 이 기사는 고양이 향후 대학에 진학할 때 포트폴리오 자료로 사용할 보물 1호가 됐다.

 사례2 고교 1학년 때 미국 교환학생에 참가했던 김영동(17·가명)군. 소심한 성격 탓에 학교 친구들이나 미국인 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그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성인 동영상 사이트에 접속하다 결국 홈스테이 가족들에게 걸려 중도에 귀국하게 됐다.

 똑같은 1년 간의 교환학생 생활이었음에도 고양에게는 고득점의 TOEIC 성적표와 현지 학교에서의 상장으로 명문대 진학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김군에게는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악몽 같은 시간이 되고 말았다.
 
 실패 DNA를 제거하라
 미국 국무부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승인한지 벌써 30년이 흘렀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유학의 1/4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유학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관리유학 프로그램과 달리 학생 스스로 결정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고, 학교나 미국인 가정에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매년 100명 넘는 교환학생을 미국에 보내고 있는 GEP교환학생의 권형준 대표는 “한국학생들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증상들이 있는데 좋은 성과를 얻으려면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학교와 미국 가정 생활을 통해 미국의 문화를 배우는 데 있다. 하지만 한국학생 중 일부는 학과 공부에만 전념하느라 미국 학생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미국인 가정에서도 자기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대표적 교환학생 운영재단인 ASSE의 관계자는 “한국학생들을 받은 미국인 호스트들이 잠자리와 식사만 제공하는 호텔 주인 같다는 불평을 많이한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자립심이 부족하다”며 “교환학생 생활 도중 문제가 생기면 직접 이를 해결하기보다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SLEP 점수는 높지만 말하기와 쓰기 능력이 부족해 미국학생들과 어울리기를 꺼린다”면서도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예의가 바르고 공부도 열심히 해 미국 학교나 호스트 가정 중에는 한국학생만을 받겠다고 요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학생들이 부족한 부분만 개선한다면 미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교환학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생활영어 관련 미리 공부해야
 교환학생에 참가한 학생 상당수는 영어 말하기에 익숙지 않아 미국인 가족들과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미국 역사 등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이나 용어가 낯설어 좋은 성적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된다. 권 대표는 “교환학생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면 떠나기 전 미국학교나 가정에서 필요한 교과목 및 주요 영어 표현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중요 생활영어 표현을 담은 책이나 미국 교과서를 미리 구입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공부하기 힘들다면 국내에서 예비과정을 제공하는 교환학생 재단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시행착오는 병가지상사라지만 많은 비용 및 시간이 드는 해외유학에서 만큼은 예외다. 남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전철을 밟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도움말= GEP교환학생 02-552-1041, www.gogep.com

프리미엄 박진용·라일찬 기자 idea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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