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박희권씨,고산병의 한의학적 연구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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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해발 3천이상의 산악지대에서 발생하는 고산병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경남진주시칠암동에 한의원을 개업하고 있는 한의사인 박희권 (朴熙權.41.사진) 씨는 이를 위해 다음달 14일부터 9월말까지 히말라야 케다르나트봉 (해발 6천9백67) 정복에 나선다.

진주 마차푸차레산악회의 히말라야 케다르나트원정대 (대장 閔丙台.41) 의 일원인 朴씨의 역할은 부대장겸 의료담당. 해외 산악원정대에 양의 (洋醫)가 따라가는 일은 많았지만 한의사가 고산병 연구를 위해 정식대원으로 참여하기는 드문 일이다.

朴씨는 요즘 대원들과 지리산과 사천 와룡산등에서 훈련에 참여하는 한편 침.부항 (附缸) 등 치료기구와 각종 한방약제를 챙기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朴씨가 갖고 가는 약제는 위염치료제인 가미평위산 (加味平胃散) , 감기약인 가미삼소음 (加味參蘇飮) , 체력증진제인 가미대보탕 (加味大補湯) 등 10여종으로 모두 진액으로 만들어 3백~1천봉지씩 준비했다.

이밖에 동상예방.불면증 치료.원기보호.두통.헤모글로빈 부족등에 잘 듣는 약제도 따로 준비했다.

朴씨는 원정도중 고산병 증세를 보이는 대원들에게 이런 약제와 침.뜸등으로 치료하면서 상태를 관찰하고 돌아와 임상보고서를 꾸밀 예정. 고산병은 산소가 부족한 높은 곳에서 우리 몸속의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속의 헤모글로빈 양이 부족해 두통.식욕부진.호흡곤란등의 증세로 나타나며 심하면 뇌.폐.망막등의 출혈이나 부종 (浮腫) 등으로 생명을 잃게 되는 무서운 병. 그러나 고산 등산이 유럽과 미국 원정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고산병에 대한 양의들의 연구는 많았으나 한의학쪽의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고산지대에서 우리 체질에 맞는 다양한 한방치료를 시도해 봄으로써 한방진료를 원하는 국내의 다른 원정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는 朴씨는 93년에는 일본오키나와 패러글라이더대회에 참가했고 지난 1월에는 한라산 동계등반을 마치는등 만능스포츠맨. 朴씨가 도전하는 히말라야 케다르나트봉은 인도 가르왈히말라야 강고트리지역에 있으며 베이스캠프와 정상부분사이가 2천4백의 수직벽으로 이루어진 난코스로 유명하다.

진주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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