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고 미제품 수집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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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 덕분인지 일본에서는 중고 미제 청바지와 운동화 등을 수집하려는 열기가 대단하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 도쿄 (東京) 경매소에서 열린 중고상품 경매에서 70년 된 미제 리바이스 청바지가 무려 2백50만엔 (약 2천만원)에 낙찰됐다.

낡은 옷가지와 운동화등이 경매상품으로 내걸린 이날 경매장에서 아마노 유타카라는 올해 40세의 회사원은 고물 나이키 운동화를 10만엔 (약 80만원) 주고 샀다.

2백여명이 몰린 경매장에서는 이밖에도 랭글러 상표의 진 재킷이 12만엔 (약 96만원) , 유명가수 빙 크로즈비가 입었다는 야회복이 40만엔 (약 3백20만원)에 호가됐다.

갑작스럽게 일기 시작한 일본인들의 중고 미제 사재기 열풍으로 재미를 보는 사람들은 물론 미국업자들. 미 캘리포니아에서 중고옷 판매회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미국 각지에서 중고 의류를 사들인 뒤 일본에 수출해 연간 3백만달러 (약 27억원) 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오래 묵은 의류일수록 인기가 높으며, 운동화의 경우 최소한 20년은 넘어야 좋은 값을 매길 수 있다.

미국업자들은 이같은 수집열풍에 대해 "일본인들의 미국에 대한 선망이나 동경의 표현" 이라고 풀이하면서도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것같다" 는 반응들이다.

이같은 미국제 중고 사들이기 열풍은 중간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는 일본내 중간상인들의 부추김으로 인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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