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최선의 결과" 흡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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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회의는 21일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대선후보에게 혹독한 공세를 시작했다.

한마디로 "대통령감이 안되는 인물이 후보가 됐다" 는 투다.

가장 큰 가능성을 두고 예상해온 결과인지라 미리 정한 수순에 따른 듯한 인상이다.

공격강도도 경선 전보다 한층 커졌음은 물론이다.

당 관계자들은 우선 자질론에 대한 시비를 걸었다.

김대중 (金大中) 총재의 핵심측근은 "국가경영의 가장 큰 두축인 경제.외교분야에 대한 경륜과 지식이 없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 이라고 했다.

그는 "때문에 YS의 복제품이 될까 걱정" 이라며 "정국불안이 빨리 올 수도 있다" 고 점쳤다.

다른 관계자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민주계라는 정치기반이라도 있었지만 당내에 아무런 발판이 없는 그로선 임기중반도 못가 레임덕현상을 맞이하기 쉽다" 며 "이 경우 엄청난 국가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고 부연했다.

李후보의 '대쪽' 이미지에 대해서도 "법관출신이란 점에서 나온 것일 뿐" 이라며 "경선과정에서 구악 (舊惡) 정치인 뺨치는 모습을 보여 크게 이미지를 손상했다" 고 분석했다.

대선에서의 대결구도 측면에서도 그의 후보당선이 유리하다는게 국민회의 입장이다.

"국민에게는 불행이지만 우리에게는 행운이다" 는 반응들이다.

DJ가 가장 꺼려온 영.호남 지역구도 싸움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경선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내심 그의 당선을 기대해왔다.

거기에 앞서의 얘기대로 '가장 흠집내기 쉬운' 후보라는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안동선 (安東善) 부총재는 "수평적 정권교체가 한층 수월해진 최선의 카드" 라고 했고, 이해찬 (李海瓚) 의원은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총재도 결국 충청권 지지기반을 갖는 李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후보 단일화에 응할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임채정 (林采正) 정세분석실장은 "무주공산 (無主空山) 이 될 영남권 맹주를 표방하는 제3후보가 출마해 여권의 표 분산을 자져올 것" 이라는 어부지리도 들었다.

민주계의 대거 이탈을 점치는 의원도 상당수다.

대선전략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TV토론등을 통해 밝힌 李후보의 정책.정견을 예의 분석중" 이라고 했다.

"그의 허구를 지적하면서 정책대결로 김대중총재의 비교우위를 당당히 보이겠다" 고 일단 장담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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