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오픈골프 개최 로열트룬GC는 강풍으로 악명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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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바람과의 전쟁' . 17일 개막되는 제126회 영국오픈골프대회는 바람이 우승자를 가릴 전망이다.

대회장인 로열트룬GC는 스코틀랜드의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 (해변코스) 다.

이곳 링크스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은 황량한 바람. 몸이 흔들릴 정도의 강풍이 수시로 불어닥친다.

심할 경우에는 날아가는 공을 정지시키고 잘 나가던 공이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기도 한다.

1백가 조금 넘는 파3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해야 하거나 2백 거리를 피칭웨지로 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선수들은 클럽 선택에 가장 애를 먹게 된다.

선수들이 알고 있는 실제 코스 길이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오로지 동물적 감각으로 클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 16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닉 프라이스 (짐바브웨) 는 "똑같은 클럽이 바람의 영향에 따라 1백20야드 이상 차이가 난다" 며 혀를 내둘렀다.

뿐만 아니다.

페어웨이는 성난 파도처럼 기복이 심하다.

IP지점 (아이언샷을 해야 하는 곳) 이 거의 경사지에 걸리게 돼있어 세컨드 샷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공의 낙하지점을 정확히 겨냥해 티샷을 날려야 한다.

로열트룬GC는 또 영국오픈 개최 코스중에서 가장 긴 홀과 가장 짧은 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파5인 6번홀은 길이가 5백77야드에 달하며 파3인 8번홀은 고작 1백23야드에 불과하다.

특히 그린이 우표처럼 작아 '우표홀' 로 이름붙여진 8번홀에는 최선과 최악이 공존한다.

마스터스 개최지인 오거스타내셔널의 아멘코너 (11, 12, 13번홀) 의 핵심인 12번홀 만큼이나 악명높다.

그린 주변은 5개의 벙커로 둘러쳐져 있다.

강한 바닷바람은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지난 50년 독일의 헤르만 티지가 열세번이나 '냉탕 온탕' 을 거듭한 끝에 15라는 숫자를 스코어카드에 기입해야 했던 '마의 홀' 이기도 하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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