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시장 샛별 메레디스 브룩스 빌보드 정상 눈앞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당신의 노래가 곧 1위가 될 거요”

미국의 팝시장을 가장 정확히 반영한다는 권위있는 빌보드지가 지난주 한 여가수에게 이렇게 귀띔을 해주었다는 소문이다.

“빌보드지가 사전에 차트정보를 누설하다니”하고 흥분한 팝팬들도 문제의 노래가'비치(심술녀)'요 가수가 메레디스 브룩스 란 것을 들으면 이내 고개를 끄덕일 듯하다.

현재 빌보드차트 2위에 올라있는'비치'는 거칠면서도 깔끔한 구성이 인상적인 노래.가사는 더 인상적이다.

“나는 심술녀,나는 연인,나는 아이,나는 엄마,나는 죄인,나는 성인(聖人)…”그녀 자신안에 숨어있는 여러 상반된 속성을 묘사했다는 이 가사는 사실 많은 청중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

인간내면의 복합적 속성을 울림있게 포착해 내는 시적 능력은 데뷔 앨범'블러링 더 엣지'의 다른 곡들에도 잘 나타난다.

이같은 자질은 미국 오레곤주의 전원마을에서 살며 자연스럽게 형성한 목가적 정서에 힘입은 듯하다.그녀는 여섯줄짜리 기타현만으로 존 덴버 이래 미국 포크팝의 전통인 자연회귀주의에 90년대 청년문화의 조류를 섞어 능숙히 노래한다.

오레곤 토박이인 그녀는 90년대 초'그레이셔스'란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한 것 이외에는 음악경력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그런데 지난해 발표한 데뷔 앨범이 엘라니스 모리셋을 연상케하는 폭발적인 창법으로 화제를 모으며 인기가 급상승,차트1위를 넘보는 신성으로 떠올랐다.

브룩스는 노래의 파워면에선 모리셋과 비슷하지만 좀 더 자연스럽고 시적인 분위기로 전혀 다른 매력을 풍긴다는 점에서 미국팝계의 새로운 보석으로 기대를 모으고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