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터게이트 수사반장 톰슨의원 진상규명 큰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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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8일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대선자금 청문회가 시작되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람은 공화당의 프레드 톰슨 상원의원.민주당 정치자금 스캔들을 파헤칠 상원의'수사반장'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테네시주 출신 재선의원인 톰슨은 지난 73년 워터게이트 청문회때 공화당측 법률고문으로 활약했던 인물. 당시 닉슨 대통령과 같은 당에 소속됐음에도 불구하고“백악관에 녹음장치가 돼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백악관 수뇌부에 따져묻는등 닉슨의 비리를 철저히 캐내려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그의 활약 덕분에 닉슨 대통령의'가신'알렉산더 버터필드는 대통령의 말이 모조리 녹음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었다.

영화배우 출신이기도 한 그는 신발외판원,자전거공장의 직공을 전전하며 밴더빌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후 94년 앨 고어 부통령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테네시주 상원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상원에 진출했다.두해뒤인 96년에는 정식 상원선거전에 투신,테네시주 상원의원 선거 사상 가장 최다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운동 당시 경쟁자의 자금력에 눌리자 빨간 픽업트럭을 전세내 청바지차림으로 테네시 구석구석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서민적인 풍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미 정가에서는 그를 고어 부통령,라마 알렉산더 전(前)주지사등 2명의 동향(同鄕)정치인과 함께 대권을 넘보는'테네시 3인방'중 한명으로 꼽고 있다.

그는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의 활약을 대권도전의 발판으로 삼을게 확실해 누구보다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리라 기대되고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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