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vs 아사다 ‘필살기’로 피겨 여왕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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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 요정’ 김연아(19·군포 수리고)와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가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앞서 올림픽 개최 장소인 퍼시픽 콜리시움 빙상장에서 5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09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대회에서다. 내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정확히 1년 앞두고 벌어지는 프레올림픽이다.

올림픽 금메달 후보인 김연아와 아사다가 동반 출전하면서 4대륙대회 초청 대상이 아닌 유럽 피겨계조차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내년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다.

◆백중지세 김연아와 아사다=두 요정은 주니어 시절부터 한 치의 양보 없이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다. 맞대결에서 3번은 김연아가, 5번은 아사다가 이겼다. 대회 때마다 난이도 평가를 달리 받는 스파이럴과 스핀 점수를 빼면 둘의 프로그램 기본 점수는 대동소이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파이널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김연아와 아사다가 모든 점프에 성공한다면 쇼트에서는 각각 19점과 20점을, 프리에서는 똑같이 45.45점의 기본 점수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는 ‘필살기’ 트리플 루프를 넣었다. 아사다는 고난도 점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내세워 우승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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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루프 갖고 나오는 김연아=김연아는 트리플 루프 점프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예술점수에서 아사다에 비해 확실히 우위에 선 만큼 점프 실수를 줄이면 우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연아는 점프 동작이 정확해 ‘점프의 교과서’란 닉네임이 붙어 있다. 그러나 유독 트리플 루프의 성공률은 낮았다. 2008년 시즌을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에 트리플 루프를 넣었지만 시즌 첫 대회였던 ISU 그랑프리 1차 대회(10월)에서 실패하면서 이후로는 더블 악셀로 대체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루프 점프를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밴쿠버 겨울올림픽도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기본 점수가 더블 악셀(3.5점)보다 1.5점 높은 루프 점프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토론토에서 훈련을 하면서 성공률이 좋아져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망설이지 않고 시도하겠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아사다의 무기는 트리플 악셀=아사다는 지난해 말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 프로그램에서 기본점수가 8.2점에 달하는 트리플 악셀 점프를 두 번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게 뒤졌던 그는 고난도 점프 두 번으로 가산점까지 19.9점을 얻어내면서 역전 우승했다. 문제는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이다. 그는 지난해 말 일본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두 번 시도했으나 한 번은 ‘회전 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3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데 못 미쳤다는 얘기다. 아사다는 “타라소바(러시아) 코치가 훈련한 대로만 하라고 조언했다. 걱정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적응도 관건=대회가 열리는 퍼시픽 콜리시움 빙상장은 아이스하키 전용으로 설계돼 ISU 규정보다 링크 세로 폭이 4m 짧은 대신 가로 폭이 훨씬 길다. 기존 경기장 크기에 맞춰 프로그램 동선을 짠 만큼 벽에 부딪치지 않으려면 가로-세로 축을 가로질러 점프를 뛰어오를 때 거리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두 선수는 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시작하는 쇼트프로그램(SBS에서 오후 2시부터 중계)에서 올해 처음 만난다. 아사다는 33번째에, 김연아는 그 바로 다음에 은반에 선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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