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능시험부담 계속 줄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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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9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과목수를 4개 줄이기로 한 교육부의 조치는 수능시험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수능시험이 바뀌게 되는 것은 현재의 고2 학생들부터 적용된 6차교육과정을 반영한 것이기는 하지만,과목수를 줄이고 난이도도 낮추기로한 것은 학생들의 시험부담을 크게 완화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결정이다.또 과목간 난이도 차이를 보정(補整)하기 위해 표준점수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매년 끊이지 않았던 난이도 형평성 시비와,이에 따라 특정 선택과목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비교육적 현상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교육부의 이같은 결정이 학교교육의 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며,앞으로도 수능시험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을 일관되게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주입식교육의 탈피와 과외부담 해소라는 목표 아래 통합교과적 형태의 수능시험이 도입됐으나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과목수가 많고 문제가 어려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우리의 교육문제는 매우 복합적이어서 일도양단의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우나 대학입학이 지상과제가 된 현실에서는 수능시험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방편임은 틀림없다.학교수업만 충실히 하면 된다는 믿음이 갈 정도로 수능시험의 과목수와 난이도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이는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에 따른 전인(全人)교육을 시행한다는 장기적 교육과정 개편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선된 수능시험이 학교교육 정상화로 이어지려면 일선고교와 대학의 노력과 이해가 동반돼야 한다.선택과목수를 줄였다고다른 과목의 수업을 줄이거나 아예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게 된다면 학교교육은 오히려 더 왜곡되고 만다.대학도 입시전형에서 수능비율을 줄이는 대신 학교생활기록부 반영률을 더 높이고,다양하고 특성있는 전형기준을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그렇게 될 때 학교교육의 정상화와 함께 과외비부담이라는 병폐도 조금씩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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