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완전범죄'위해 피해자 손톱부위 절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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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현장검증에 나선 2일 오전 경기 안산 부곡동의 한 야산에서 김모여인을 살해 암매장하며 손톱을 자르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안산=뉴시스】

여성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살인범 강호순(39)이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손톱 부위를 절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강호순은 6번째와 7번째 희생자인 주부 김모(48)씨와 군포 여대생 A(21)씨를 살해한 뒤 손톱 부위를 전지가위로 잘라낸 뒤 시신을 암매장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강호순이 피해자의 손톱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될까봐 살해 직후 손톱 부위를 절단했다고 진술했다”며 “지난해 안양 혜진ㆍ예슬양 살해사건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 DNA를 통한 경찰의 수사기법을 알게 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만 혜진ㆍ예슬양을 살해한 정성현 검거 과정에서 자신도 잡힐 수 있겠구나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강이 두 여성을 살해한 시점은 지난해 11월과 12월이다. 2007년 1월 다섯번째 피해자인 여대생 연모(당시 20세) 씨를 납치 살해한 이후 1년 10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경기도 안양에서는 혜진ㆍ예슬양 유괴사건의 범인 정성현이 경찰에 검거되면서 DNA를 활용한 수사기법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경찰은 두 어린이의 시신이 훼손됐던 정성현의 집 화장실에서 극미량의 혈흔을 채취해 DNA를 분석함으로써 정성현을 검거하는 결정적인 단서로 활용한 바 있다.

결국 강호순은 DNA 감식 등 경찰의 과학수사 기법으로 자신도 검거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피해자가 반항하는 과정에서 손톱에 남게 될지 모를 자신의 신체조직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손톱부위를 잘라 완전범죄를 시도한 것이다.

강호순은 김씨와 A 씨 살해 현장검증에서 두 사람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양 손가락의 손톱 부위를 전지가위로 절단하는 장면을 태연히 재연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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