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反李 정면충돌 모면 - 1일 사퇴 밝히자 실력행사 계획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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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한국당 대표 사퇴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하던 이회창(李會昌)대표진영 대(對) 정발협(政發協)및 반(反)李주자간의 갈등은 27일 李대표가 사실상 대표사퇴 시기를 명시,이를 해소시킴으로써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발협과 반李주자들은 전국위소집을 위한 서명등 李대표 사퇴촉구를 위해 추진하던 실력행사 계획을 모두 중지키로 했다.이에 따라 향후 경선정국은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주자들간의 득표경쟁이 본격화하는 다자(多者)대결 구도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기사 2,3면〉 李대표는 국회에서 경선출마를 선언하며“오는 7월1일의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대표사퇴를 포함한 모든 당내현안을 논의하겠다”는 말로 7월1일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다.李대표는“후보등록을 한 후 대표직을 가지고 경선에 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뒤 이같이 밝혔으며 李대표의 측근은“1일 사퇴후 2일 등록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李주자들과 정발협은 공동회견을 통해“李대표가 그동안의 불공정 논란을 인정하고 당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등록전 사퇴결심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는등 5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환영의 뜻을 나타냈다.이들은“앞으로 주자 상호간의 정책토론등 생산성있는 선진정치문화가 창조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면서“김영삼(金泳三)대통령 귀국후 그동안 당내 갈등의 책임에 대해 공동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는 이한동(李漢東)고문.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최병렬(崔秉烈)의원만이 참석했으며,박찬종(朴燦鍾)고문.김덕룡(金德龍)의원은 대리인을 보냈다.이수성(李壽成)고문은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또한 정발협은 李대표의 사퇴표명을 계기로 지지주자 선정등 본격적인 경선대비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와관련,서청원(徐淸源)간사장은 27일밤 63빌딩에서 열린 수도권대책위 결성식에서 지지후보 선출방식과 관련해“정발협의 1백53명 회원이 참여하는 예비선거나 교황선출방식등의 방법에 대한 검토가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향후 정국은 주자들간의 합종연횡과 정발협의 지지주자 결정및 金대통령의 조정여부등이 주요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특히 대세몰이를 통해 경선 승리를 확보한다는 李대표측과,李대표에 대한 대항주자를 내 정국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정발협간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李대표는 출마선언에서“정치보복은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면서“과거정권과의 단절이란 목표를 미리 설정하고 과거의 정적을 겨냥해 인위적으로 펼치는 사정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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