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MP3에 미군 기밀 빼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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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온라인에서 산 중고 MP3에 미국 군사기밀이 잔뜩 담겨 있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뉴질랜드에 사는 크리스 오글(29)이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의 중고품 가게에서 18달러를 주고 산 MP3에 미군의 군사기밀이 저장돼 있었다고 AP가 뉴질랜드 텔레비전 방송(TVNZ)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MP3에 저장된 파일은 총 60개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 병사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 군인들의 사회보장번호를 비롯해 여군의 경우 임신 여부에 대한 내용도 저장돼 있었다. 일부 전화번호는 현재도 사용되고 있었다. 파일에는 또 각 기지에 배치된 장비 관련 정보와 임무 브리핑 내용도 들어 있었다.

TVNZ는 “몇몇 파일에는 ‘이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미 연방법으로 금지돼 있다’는 경고도 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오글은 “파일을 볼수록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군 당국에서 반환을 요청하면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주재 미국 대사관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파일의 날짜가 대부분 2005년으로 돼 있어 현재 미국의 국가 안보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안보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군의 군사기밀이 담긴 파일이 유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6년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에서 민감한 군사정보를 담은 플래시 드라이브를 도난당한 뒤 기지 인근의 가게에서 회수하기도 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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