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술대에 오른 서울 시내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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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시가 문제투성이의 시내버스 운행체제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친다는 계획아래 개혁종합대책 시안을 발표하고 작업에 나섰다.그동안의 시내버스대책이 업자의 이해와 시당국의 정책적 한계로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되면서 각종 문제를 고질화시켜 왔던만큼 기대가 크다.시안에 나타난 공영버스 도입,노선 개편,버스사업규제의 폐지 등 주요대책도 구조적 개혁의지를 느끼게 한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승객들에게 불편을 줬던 장거리.굴곡노선과 적자노선 파행운행 등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이다.또 공영버스운영을 통해서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업체의 적자타령과 요금시비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버스업체의 경영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물론 시안도 완벽한 대책은 아닐 것이다.예를 들어 버스업계에 경쟁원리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의 최저면허대수 제한규정의 폐지는 영세업체의 난립을 가져와 승객서비스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그러나 개혁에 나선 이상 장기적인 안목에서 틀을 마련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버스개혁의 기본틀은 대중교통수단 중심의 교통체제확립이 돼야 한다.가중되는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철과 버스를 수송수단의 중심축으로 삼는 수밖에 없다.이를 위해서는 이용객들이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자발적 욕구가 생기도록 그 숫자를 확대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길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런 점에서 시안은 이 부분의 대책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시안대로라면 권역별로 공영버스.간선버스.순환버스.마을버스.시계외버스 등이 다양하게 운행될 전망이다.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하고 혼잡통행료 징수지역을 늘리는 등 대중교통수단 우선정책을 강화하고,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서비스개선대책을 만드는 일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서울 시내버스 50년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버스개혁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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