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감독, '템포축구' 이끌 마땅한 MF 못찾아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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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차범근축구대표팀 감독의 얼굴이 밝지 않다.

지난 1월 출범이래 대표팀이 거둔 성적은 14승3무1패.대표팀간 경기에서도 7승2무1패로 승률이 70%나 되는 호성적이다.

96아시안컵 참패로 물갈이를 단행한뒤“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암울한 분위기속에서 이뤄낸 결과이기에 값진 결과로 볼 수도 있다.특히 97코리아컵에서는 아프리카 강호 이집트.가나를 상대로 6득점 1실점의 가공할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감독의 마음이 편치않은 것은'2단계'도약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스타일'의 대표팀운용을 실시한 차감독의 1단계 구상은 일단 성공적이었다.황선홍(포항).윤정환(유공)등 부상선수들을 대체해가며 탄탄한 수비진과 고른 득점력을 갖춘 공격라인을 구축했다.

노장 최영일(31.대우)과 신예 김상훈(현대)이 이끄는 수비라인도 조직력에서는 다소 허점을 보이고 있지만 대인마크에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황선홍의 부상으로 스트라이커의 중량감은 떨어졌지만 서정원(LG).고정운(오사카)과 최문식(상무).유상철(현대)등 MF진의 득점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다.그러나 문제는 바로 MF진이다.현대축구는 MF싸움인데 대표팀에는 게임메이커가 없는데다 MF진이 약해 공수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미드필드공략을 생략한채 좌.우돌파와 세트플레이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항상 고전하는 경기를 펼쳐“색깔이 없다”“조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때문이다.

차감독이 구상하는 2단계는 바로'템포축구'를 이끌 수 있는 탄탄한 MF진을 구축하는 것.체력이 좋은 중동과의 최종예선을 위해서는 MF싸움이 관건이기 때문이다.차감독이 경기력의 저하를 알면서도 신태용(일화).고종수(삼성).유상철.김도근(전남).최문식등을 고루 기용하는 것은 MF진의 전력배가를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차감독은“브라질.이란과의 평가전이 있는 8월께면'템포사커'를 구사할 수 있는 MF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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